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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자금이탈부터 막자" 은행들 앞다퉈 "고금리 유혹"
프라임경제 | 2020-08-17 08:48:35
[프라임경제] '초저금리 시대'입니다. 금리가 너무 낮다는 얘기죠. 저축만 해도 이자가 쌓이는 시대는 먼 과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금하려는 이들 입장에선 단 몇%라도 더 주는 은행을 찾게 마련입니다. 10년 전은 지금보다 나았습니다. 적어도 '초저금리'라는 용어는 없었으니까요.

리먼 사태(2008년)와 금융 당국 예대율 규제(2009년) 등을 경험한 은행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3~4%대 금리로 고객들을 유혹했습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 보자면 꽤나 매력적인 이자죠.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금융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리도 올려주고 다양한 이벤트까지 열어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1%대 금리가 최고 금리라는 점이죠. 그나마 1%라는 마지노선도 무너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초저금리를 넘어 제로금리 시대가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죠.

지난 2010년 8월17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정기예금 출시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특히 그 중에서도 '공동구매 정기예금'이라는 재밌는 상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해당 상품은 돈이 많이 모일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은행들도 이런 점을 부각시키며 고객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외환은행 '제3차 외화공동구매 정기예금'입니다. 이는 모집금액에 따라 0.1~0.2%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예금이었죠.

우리은행 역시 무려 최고 4.2%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는 '제11차 우리 e-공동구매정기예금'을 출시했는데요, 엄청난 호응에 얻자 우리은행은 '제 12차 우리e-공동구매정기예금'을 총 2000억원 한도로 추가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SC제일은행도 온라인 가입 전용 정기예금 'e-그린세이브예금' 2차 공동구매를 실시,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를 내놓은 것은 당시 시중자금 은행 쏠림현상이 매우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자금 이탈 방지'와 함께 '예대율 유지'라는 명목 아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세우며 유치전을 벌인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그해 말까지 시중은행 고금리 특판예금 잔액은 약 26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상반기에 판매한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19조7000억원까지 합하면 모두 46조원에 달했습니다.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과거와는 꽤 많은 금융 환경이 변화했습니다. 특히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가 1%는 고사하고 대다수 은행이 0%대만 다룰 정도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죠. 간혹 이벤트성 상품의 등장으로 1~2%대가 눈에 띄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수요로 인해 정기예금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전자산으로 돈을 묶어놓는 금융소비자들 덕분이죠. 은행들 역시 이런 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했던 정기예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다 높아진 경기 불확실성로 인해 서서히 그 운을 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4개월간 정기예금에서 24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빠진 대신, 언제든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통장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에 대해 "최근 고객들 사이에선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자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추세"라며 "여기에 부동산 시장 변동성도 크게 한 몫 했다"라고 설명했죠.

사실상 저금통이나 다름없는 현재 저금리 기조로 정기예금이 점차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은행들에게 현재 위기는 시작 단계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행 본연 존재 이유로 찾아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시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설소영 기자 ssy@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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