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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112조원 배당 ‘배달사고’(종합)
파이낸셜뉴스 | 2018-04-06 21:01:05
직원 실수로 우리사주 배당 1000원 대신 1000주 지급
임직원들의 모럴해저드에 장초반 500만주 넘게 매도
사태 수습위한 비용 불가피


삼성증권(016360)

삼성증권에서 내부 직원 실수로 우리사주 보유 임직원에게 줘야 할 배당금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팻 핑거'(fat finger, 주문실수)사고가 났다. 이날 삼성증권이 실수로 직원들에게 배당한 주식 총액은 112조원에 달한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일부 직원들이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6일 오전 삼성증권 창구에서만 500만 주가 넘는 삼성증권 물량이 쏟아져 나왔고 이 여파로 장중 11% 가까이 떨어졌다.

삼성증권 담당직원이 우리사주 배당금 입금일인 이날 배당금란에 현금이 아닌 주식 수를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지른 여파였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283만주에 대해 1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입금해야하는데 1주당 1000주를 입고한 것이다.

잘못 입력됐던 주식 수는 약 28억 주로 이 중 0.18%인 501만2000주가 매도됐다. 5일 종가(3만9800원)로 단순 계산하면 대략 1900억원대 규모다.

회사는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입고 수량을 다시 거둬들였으나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주식 매도까진 막을 수 없었다.

물량이 급하게 쏟아지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일시적 거래를 제한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수차례 발동되며 불안한 흐름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삼성증권 주가가 최저 3만5150원까지 급락해(전일 3만9800원 대비 4650원 하락) 동반 매도한 일부 투자자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삼성증권의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더해지면서 주가를 더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펀드 매니저는 "임직원들 계좌에 예상치 못했던 주식이 들어온 셈"이라며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며 차익을 얻었다"고 해석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수습에 진땀을 뺏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매도됐던 501만여주를 시장에서 매수했고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장내거래는 3일 후에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오는 10일 결제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가 없게 하기 위해 삼성증권은 급한대로 주요 주주로부터 주식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거래를 무효화 시키면 거래 시스템이 망가진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차 수수료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삼성증권은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게 됐다.

이날 삼성증권은 대고객 공지문에서 "회사는 신속한 조치를 통해 정상화 했으나, 고객님께 불편과 불안을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실수를 저지른 직원은 물론,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는 사건 수습 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증권의 원인파악, 사후 수습, 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응, 관련자 문책 등 처리과정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소송 등 불필요한 과정 없이 피해보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삼성증권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감원은 향후 삼성증권의 사고처리과정을 보고받아 투자자피해 구제계획의 적정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본 후 검사실시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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