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정보
현대중공업 "비조선부문 분사"
한국경제 | 2016-05-18 18:16:49
[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이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비(
非)조선부문을 별도 회사로 독립시킨다. 현대중공업의 본업인 조선해양과 직접
관계가 없는 사업부문을 분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8일 금융당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비핵심부문 분사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분사된 회사는
일단 현대중공업 자회사가 된다. 현대중공업이 중장기적으로 분사한 회사를 매
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비조선부문은 현대중공업 연간 매출
의 약 19%(지난해 기준)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사업부문을 떼어내면 현대중공업에는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만 남는다. 매각 순서는 그린에너지, 건설장비, 전기전자 순이 될 것이라는 전
망이 우세하다.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를 먼저 분사하고,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전기전자 부문을 마지막에 독립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분사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린에너지 분사 작업은 연내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비(非)조선부문 분사를
추진하는 것은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해양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
된다.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이라는 분석이다.

조 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과 ‘수주 절벽’
등 위기를 넘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덩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따로 떼어내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대형 사업부문
이 현대중공업에 포함돼 있다 보니 부작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
업의 주요 사업인 조선해양과 영업 및 생산 방식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사업 진행이 느려지는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전자시스템 부문은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2조35
4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꾸준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조선해양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건설장비 부문은 굴삭기와 지게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 중국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2014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린에너지 부문은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전지, 모듈, 시스템 등을 만들고 있
다. 2011년 별도 부문이 된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흑자로 전
환했다.

분사 대상에서 제외된 엔진기계 부문은 선박용 엔진과 선박용 프로펠러 등을 생
산하고 있다. 본업인 조선해양과 연관성이 높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사
업본부보다 작은 단위인 사업부 중에서는 로봇사업부 등이 분사 대상이 될 전망
이다. 로봇사업부는 엔진기계 부문에 소속돼 있었는데 지난해 별도 사업부로 독
립했다.

현대중공업은 분사한 회사를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매각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고 있다. 분사한 회사를 매각한 자금
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조선해양 관련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알짜 자회사인 현
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도 현대중공업이 검토하고 있는 카드 중 하나다. IPO
를 통해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다만 당분간
은 현대오일뱅크 IPO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오일뱅크 IPO 대신 전기전자, 건설장비 부문
분사 및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ref="http://plus.hankyung.com/apps/service.payment" target="_blank">한경+
구독신청
]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