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경영권③] 법·자본이 오너 권력 대체
프라임경제 | 2025-10-17 10:54:11
프라임경제 | 2025-10-17 10:54:11
[프라임경제] 한국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가족 내 갈등을 넘어, 승계·투자·지배구조가 맞물린 구조적 진화 과정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콜마홀딩스와 아워홈 사례는 표면적으로는 '가족 분쟁'이지만, 이면에는 제도와 시장의 논리가 개입한 새로운 권력의 질서를 보여준다.
콜마홀딩스는 2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형제 간의 경영 철학과 지배구조 인식 차이가 핵심 갈등의 원인이었다. 특히 한쪽이 상대적으로 월등한 지분율을 확보하며 경영권 우위를 점했지만, 그 우위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절차와 주주총회 승인 등 제도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했다.
즉, 승계의 결정 요인이 여전히 '지분'이었다면, 그 지분이 효력을 가지려면 이사회·시장·주주의 승인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작동해야만 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이 점에서 콜마홀딩스 사례는 과거의 '혈연 중심 세습'과 구별된다. 단순히 오너 일가 내부의 합의로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와 시장 신뢰를 거쳐야만 경영권이 정당성을 인정받는 '제도 기반 승계 경쟁'의 단면을 보여줬다.
아워홈은 지난해 오너가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창업주 구자학 회장 별세 이후, 장녀 구미정·구명진·구지은 자매와 구본성 전 부회장 간의 지분·경영권 다툼이 격화됐다.
핵심 원인은 '가족 내 지분 분산 구조'였다.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회장이 아들과 세 딸에게 골고루 지분을 넘겨준 것이 현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씨앗이 됐다는 평가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21년 언니(구미현 전 회장, 구명진 씨)들의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해 아워홈 대표이사를 지냈지만, 큰 언니 구미현 전 회장이 다시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4년 6월 아워홈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구본성·구미현 남매는 주식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은 한화그룹으로 넘어갔다.
이는 과거처럼 혈연 중심의 지배 구조가 유지되지 못하고, 시장과 자본의 논리에 따라 경영권이 재편된 사례다.

이를 통해 아워홈은 가족 중심의 지배 구조에서 벗어나, 한화그룹 체제 아래 전문경영 중심의 구조로 편입됐다. 가족 간 갈등이 결과적으로 시장 논리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진 것이다.
콜마홀딩스는 제도를 통한 '합법적 정당화'를, 아워홈은 시장의 '자본 논리'를 보여줬다.
두 기업 모두 과거처럼 '혈연 중심의 암묵적 승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례 모두 혈연 중심의 지배 구조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지금의 경영권 분쟁은 더 이상 가족의 싸움이 아니라, 지분율·법적 절차·시장 신뢰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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