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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 발행 늘리는 銀..."조달자금 용처 평가 부실, 투자자 리스크 우려"
파이낸셜뉴스 | 2021-05-14 00:05:04
ESG 경영 뜨며 투자자들 몰려
사전·사후 평가 및 검증 시스템 부실
기업이 자금 다른 용도로 써도 알길 없어
"묻지마 투자로 귀결, 제2 라임 사태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인 투자 수요 증대 등으로 최근 국내 은행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ESG 채권을 통해 기업들에 조달된 자금이 어디에 활용되는지에 대한 사전·사후 평가 및 검증이 부실해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ESG 채권 발행 규모는 2년 전부터 눈에 띄게 증대되고 있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원화 ESG 채권을 약 2조7500억원, 외화 ESG 채권을 약 27억5000만달러, 5억 유로 발행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원화 ESG 채권을 약 1조2500억원, 외화 ESG 채권을 약 10억 달러, 4억 호주달러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원화 ESG 채권을 약 6000억원, 외화 ESG 채권을 약 9억5000만달러, 4억 호주달러 발행했고, 하나은행은 외화 ESG 채권을 약 7억5000만달러, 5억 유로 발행했다.

ESG 채권은 용처가 정해져 있다.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사업, 소상공인 지원 등 ESG 관련 활동을 벌이는 기업 및 기관에 빌려줘야 한다. 은행들이 ESG 채권을 많이 발행하는 이유는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도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채권 신규상장 수수료가 면제돼 발행기관의 자금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ESG 채권 발행과 관련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활용하는지에 대한 사전·사후 평가 및 검증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친환경 사업에 활용하겠다고 해서 은행이 자금을 빌려줬는데, 해당 기업이 친환경이 아닌 다른 용도로 자금을 활용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자금을 유입해서 ESG 경영에 활용해야 하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ESG는 무형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고 돈에는 꼬리표가 없다고 해서 그 꼬리표를 안 달고 쓰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스템 상으로 이게 추적이 가능하게 서포팅이 돼야 하는데, 그러한 것들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선 관련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전·사후 평가 및 검증 시스템이 전혀 작동이 안 되다 보니, 투자자들은 본인이 ESG에 적합한 목적으로 돈을 투자했다 해도 그 돈이 실제로 관련 사업에 투입된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평가나 검증이 제대로 안 되면, 결국 '묻지마 투자'와 똑같아져 제2의 라임, 옵티머스 사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결국, 기업들이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어디에 활용되는지에 대한 사전·사후 평가 및 검증 관련 공시제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시 강화를 통해 'ESG 환상' 리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한 ESG 등급이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라면 평가기관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감독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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