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11-01 07:07:03
[비즈니스워치] 김준희 기자 kjun@bizwatch.co.kr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는 10·15 대책을 내놓은 지 2주가 넘었네요. 본격적으로 대책 효과가 발현되기 시작한 걸까요? 한강벨트 중심으로 들끓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다소 식은 모양새에요.
지난주 주간 상승률이 1%가 넘었던 성동·광진·강동구 등이 모두 1%대 밑으로 상승세가 둔해졌습니다. 마포·양천·송파구 등 뜨거웠던 지역들도 열기가 많이 식었네요. 하지만 상승세가 꺾인 건 아닙니다. 경기 화성, 구리 등 규제지역 바깥에서는 풍선효과도 엿보이고요. 전세가격도 조금씩 꿈틀대고 있어 시장 불안에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확 가라앉은 한강벨트
한국부동산원은 10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23% 올랐다고 분석했어요. 지난주 변동률 0.50% 대비 0.27%포인트 낮아진 수치예요.
지난 10·15 대책을 통해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로 인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통계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돼요.
부동산원은 "매수 문의 및 거래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가운데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밝혔어요.
지역별로 살피면 지난주 1% 넘게 올랐던 성동구(1.25%), 광진구(1.29%), 강동구(1.12%) 등이 각각 0.37%, 0.20%, 0.42%로 상승폭을 줄였어요. 1% 가까이 올랐던 마포구(0.92%), 양천구(0.96%), 송파구(0.93%), 중구(0.93%) 또한 각각 0.32%, 0.38%, 0.48%, 0.30%로 변동률이 낮아졌네요.
다만 상승폭이 둔화한 것과 별개로 서울 곳곳에선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9일 41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어요. 서울 서초구 방배2차현대홈타운 84㎡ 또한 지난달 28일 25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새로 썼고요.
규제지역 지정으로 인해 거래가 위축된 것과 별개로 선호지역 위주의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윤지해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 랩장은 "선호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거래량 위축 효과는 분명하나 매도자와 매수자를 모두 줄이는 현상으로 인해 목표했던 가격 안정 효과는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어요.

동탄·구리 풍선효과 본격화?
경기에서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들은 상승폭이 크게 완화됐어요. 과천은 지난주 1.48%에서 이번 주 0.58%로 0.9%포인트 떨어졌고요. 광명 또한 0.76%에서 0.48%로 오름폭이 줄었어요. 성남 분당구 또한 1.78%에서 0.82%로 1%포인트 가까이 상승률이 완화됐네요.
반면 동탄신도시가 속한 화성을 비롯해 구리, 수원 권선구, 안양 만안구 등이 오름곡선이 가팔라지면서 풍선효과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화성은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 주 0.13%로 상승했고요. 구리는 0.1%에서 0.18%로 오름폭이 확대됐어요. 수원 권선구와 안양 만안구 또한 각각 0.04%에서 0.08%, 0.30%에서 0.37%로 상승폭을 키웠네요.
다만 경기 전체는 지난주 0.16%에서 이번 주 0.12%로 오름폭이 줄었어요. 인천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2%를 유지했고요. 서울과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도권은 지난주 0.25%에서 0.14%로 0.1%포인트 이상 낮아졌네요. 전국 집값 변동률은 0.12%에서 0.07%로 소폭 떨어졌어요.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다섯째 주(29일 기준)부터 4주 연속 보합을 기록하고 있어요.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5대 광역시도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보합을 유지했고요. 세종은 0.01%에서 이번 주 –0.09%로 하락폭이 대폭 커졌어요. 8개도 집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 주 0.01%를 나타냈네요.

매물 잠김에 전세는 '우상향'
열기가 다소 식은 매매시장과 다르게 전세시장은 소폭이지만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어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14% 올랐어요.
지역별로 살피면 송파구가 0.27%에서 0.33%, 강동구가 0.24%에서 0.33%로 상승폭이 커졌어요. 영등포구도 0.07%에서 0.14%, 구로구도 0.06%에서 0.11%로 올랐고요. 도봉구도 0.04%에서 0.1%로 오름폭이 확대됐네요.
부동산원은 "매물 부족이 유지되면서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역세권·대단지 등 주요 단지 위주로 수요 지속되는 등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분석했어요.
경기와 인천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각각 0.09%, 0.05%를 유지했고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9%에서 0.1%, 전국 기준으로도 0.06%에서 0.07%로 소폭 올랐어요.
이는 지난 6·27 대책을 시작으로 이번 10·15 대책까지 수요 억제 위주 규제책이 이어지면서 매물이 잠긴 탓으로 풀이돼요. 특히 10·15 대책을 통해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사실상 '갭투자'가 금지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들게 됐죠. 물건이 희소해진 탓에 가격은 오르는 추세고요.▷관련기사:집 매매 '얼음' 연말 전월세 불안 커진다(10월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당일과 비교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 매물은 13% 감소했어요.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감소폭이에요. 일부 지역이 규제 대상으로 포함된 경기 또한 같은 시기 5% 줄어 서울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어요.
윤 랩장은 "수요 억제 목적이 강한 10·15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시장에서는 수요 잠김과 동시에 매물 잠김 현상까지 동반되는 분위기"라며 "특히 이번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포함한 삼중규제가 덧대지면서 매매는 물론 임대차 시장에서 매물 잠김 현상도 추가된 상황"이라고 짚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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