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산업진흥 기조 밝혀
투자 확대 등 중장기 전략 속도


"게임은 미래의 핵심 문화산업이자 수출 효자 산업입니다. 과거에 정부가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해 억압 정책을 펼친 사이 중국에 추월당했습니다. 이제는 정책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이재명 대통령)

부정적인 낙인과 각종 규제로 억압 받아왔던 게임 산업이 진흥을 새 정부의 지지를 받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수출액이 2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 산업이 'K-콘텐츠의 핵심'으로 인정 받고 중장기적인 산업 육성 전략이 마련될지 눈길이 쏠린다.

■李 "몰입도 있다는 이유로 억압해선 안돼"

15일 업계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동구 크래프톤 펍지 성수에서 게임업계와 만나 게임 진흥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몰입도가 없으면 게임이 아니다. 재밌으니까 몰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과몰입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관리하면 되지, 그걸 이유로 산업 자체를 (중독이나 질병 낙인을 씌워) 억압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게임 제작 세액 공제, 중소 인디 게임 생태계 활성화 방안 등과 함께 근로시간 유연화, 중국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 등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고 전해졌다. 김정욱 넥슨코리아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성준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주요 게임사 대표 다수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펍지의 지난해 매출이 2조7000억원인데 종사자는 수백명 수준이라고 들었다"며 "영업이익률이 매우 높고 국부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게임산업이 큰 도움이 된다"며 "하나의 게임이 성공했을 때 그 수익이 기업만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관리에 참여한 젊은 직원들에게도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게임은 진흥해야 할 산업 보다는 규제 대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대표적인 규제로 지난 2022년 약 11년 만에 폐지된 '셧다운제', '웹보드 게임 규제', 지난해 시행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이 있다. 진흥보다는 규제 위주로 정책이 진행되는 동안 K-게임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 수출액은 83억 9400만 달러(약 10조 9785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2000년대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겪는 감소세다.

■"게임에 대한 투자 위축"… 게임법 개정안 거는 기대

게임 산업이 K-콘텐츠 수출의 약 70% 가까이를 차지하는데도 드라마, 영화 산업과 게임 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화나 방송 콘텐츠는 제작비용 세액공제를 받지만 게임은 해당되지 않는데다가 문화비 소득공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모태펀드에서 '문화계정'을 통해 게임 산업에 투자되는 비용은 2024년 기준 영화 산업 투자액의 25%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산업법' 전면개정안(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이 나와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행 법률은 2006년 제정 이후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게임) 중심 규제를 유지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에는 게임 분야의 전문적 지원을 위해 게임진흥원을 설립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폐지하되 게임관리위원회를 진흥원 산하 기구로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