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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미국 무역 협상 교착 이유가… 식물성 우유 협상이 핵심 쟁점 부상
파이낸셜뉴스 | 2025-07-17 12:29:02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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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인도와 미국 간 무역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 국이 농업 및 유제품 분야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산 유제품 수입에 대해 종교적·문화적 이유로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이른바 ‘논베지(non-veg) 우유(식물성 우유)’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국산 수입 우유에 대해 엄격한 수의학적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해당 우유가 육류나 혈액 등 동물성 사료를 먹인 젖소에서 생산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힌두교 문화와 종교적 관습을 고려한 결정으로 인도 측은 이 조건이 “협상 불가의 레드라인”이라고 못 박으며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월드 아틀라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약 38%가 채식주의자로 우유와 기름(ghee)은 힌두교의 일상적인 종교 의식에 사용되고 있다.

인도 축산낙농부는 또 수입식품에 대해 수의학적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 해당 인증 조건에는 “젖소는 육류, 뼈, 내장, 혈액 또는 반추동물 및 돼지 유래 성분이 포함된 사료를 먹인 적이 없어야 하며, 단 우유 및 유제품은 예외”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에서는 소 사료에 여전히 다양한 동물성 부산물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일부 저가 사료에는 깃털, 닭 배설물, 흘린 사료 등도 첨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의 우유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인도는 자국 낙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현재 낙농업은 14억 인도인의 식생활을 책임지고 있으며, 8천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와 문화 외에도 경제적 측면 역시 고려 대상이다. 인도 국영은행(SBI)는 만약 인도 낙농 시장이 미국산 수입에 개방될 경우, 국내 낙농업자들은 연간 약 1,030억 루피(약 1조 6,644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고 분석했다. 미국은 자국 낙농업에 대한 보조금 규모가 크다. 이로 인해 인도 소규모 낙농가들이 심각한 가격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SBI 보고서는 미국산 유제품 수입이 허용되면 인도 내 우유 가격이 최소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인도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불필요한 무역 장벽”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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