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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월성 원전 3기 내년 말 가동중단 위기
한국경제 | 2020-01-28 00:35:24
[ 구은서 기자 ]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의 핵폐기물 시설을 증설하는 안건이 4
년 만에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했지만 ‘공론화’라는 또
다른 관문을 만나 공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최악의 경우 월성 2~4호기
가 내년 말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정화 사용후핵연료관리정책 재검토위원장(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핵폐기물 저장 중장기 정책 수립과 지
역 의견 수렴을 위한 일정 및 방식을 아직 논의 중”이라며 “절차상
4월까지는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여부를 결론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재
검토위는 여론 수렴 등 공론화를 통해 증설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맥스터를 비롯한 월성원전 사용후 핵연
료 보관시설의 포화율은 94.2%다. 이 시설이 꽉 차면 원전을 멈춰 세워야 한다
.

2016년 한수원은 원안위에 맥스터 증설을 신청했고 지난 10일 원안위는 표결 끝
에 이를 의결했다. 2021년 11월이면 월성원전 맥스터가 완전 포화 상태에 도달
하고, 증설을 위한 공사 기간은 최소 1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올 4월
전까지 맥스터 착공에 들어가야 월성 2~4호기 가동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는 분석이다.'공론화 암초' 만난 맥스터
월성原電 스톱 땐 추가 발전비용 수조원

월성 원자력발전소 2~4호기 운명이 ‘공론화’에 달린 건 작년 5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과거 정부에서 수립했던 고
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을 수렴해
사용후핵연료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보관할지 등 정부 정책을 다시 짜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 검토그룹(총 33명) 중 3분의 1(11명)이 “무엇을 공
론화할지조차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며 지난 10일 ‘보이콧’을
선언하며 공론화 과정이 파행을 맞고 있다.


“4월까지 공론화 결론 못 내”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위원장(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정책이라는 큰 틀
이 마련되지 않은 채 세부 내용인 월성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여부를 판단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론화를 통해 중장기 정책을 수립
한 뒤 지역 의견 수렴을 토대로 증설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아
직 공론화 백서 등도 준비하지 못한 단계여서 올 4월까지 결론을 내는 건 불가
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2~4호기를 중단 없이 운전하려면 최소한 올 4월까지는
맥스터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작년 말 기준 저장시설 포화율이 94
.2%로, 내년 11월이면 꽉 차기 때문이다. 맥스터 증설 공사기간은 약 19개월이
다.

중수로형인 월성 2~4호기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쓰기 때문에 경수로형에 비해
훨씬 많은 사용후핵연료를 발생시키는 구조다.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으
면 원전을 세워야 한다. 정 위원장은 “2017년 신고리 5, 6호기 건설 공론
화 때와 비슷하게 국민참여형 여론조사를 하는 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고 했다. 원전업계에선 내년 11월 맥스터 준공이 어려워질지 모른
다고 우려한다. 공론화를 서두르더라도 경북 경주시 축조신고서 승인 등 추가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재검토위-산업부 ‘핑퐁 게임’

내년 말 1기에 70만㎾급인 월성 원전 3개가 동시에 가동 중단될 위기지만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재검토위는 서로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정 위원장
은 “월성 2~4호기의 중단 우려는 정부(산업부)가 판단할 몫”이라며
“재검토위 판단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
자는 “공론화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국정과제로 결정된 만큼 의견
수렴 전에 맥스터 증설을 착공하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
만 “월성 2~4호기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검토위가 포화율
등을 점검하면서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10일 맥스터 증설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약 4년 만에 받아낸 한
수원은 공론화란 또 다른 벽에 막혀 속을 태우고 있다. 건설 부지와 자재 등을
모두 확보해 놓고서도 착공 신고서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월성 2~4호기가 내년 말 멈춰서면 국가 전력망에 커다란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
구·경북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22%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정용훈 KAIS
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맥스터 포화로 월성 원전이 일제히
멈춰서면 정부가 국정 과제인 탈원전을 손쉽게 달성하는 셈”이라고 꼬집
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월성 2~4호기 발전량을 메꾸려면
매년 수조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며 “국민이 지금보다 훨씬 높
은 전기요금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경주 인근 주민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경주 감포·양남·양북
면 주민으로 구성된 동경주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백지화하
고 전면 재검토하는 등 정책 일관성이 결여됐다”며 “원전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지역 경제가 피폐해지고 주민 간 갈등까지 심해졌다”
고 호소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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