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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료 '땀 묻은 돈' 뺏으려는 르노삼성 노조
한국경제 | 2020-03-30 01:53:07
[ 도병욱/최만수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근
로자가 받을 성과급을 파업 참여자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파업
에 참여한 노조원 등을 대신해 정상근무한 근로자들의 성과급이 늘어나니 파업
불참자들이 파업 참여자의 임금 손실을 메워줘야 한다는 논리다. 파업에 참여
하지 않은 직원들은 “노조원의 20%만 참여한 ‘그들만의 파업&rsqu
o;을 벌여놓고 뒤늦게 손실을 나누자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회사 일감이 80%가량 감소한 상황에서 파업을 이어가는 현대중공업 노조
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제1노조(회사와 교섭권을 가진 대표노조)는
최근 사내 다른 노조와 사원대표자위원회(노조 미가입자 모임) 등에 공문을 보
내 파업으로 발생한 임금 손실을 전 근로자가 나눠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르노삼성 대표노조는 상급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은 기업노조지만, 전국민주노
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르노삼성에는 대표노조 외 금속
노조 르노삼성지회와 무리한 파업을 반대하는 새미래노동조합 등 노조 및 사원
모임이 여럿 있다.

제1노조는 공문을 통해 “임금협상의 성과물은 투쟁한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성과물을 함께 나눈다면 손실에 대한 고통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나은 성과물을 내기 위해
희생한 노동자들의 임금 손실액을 2019년도 성과물의 혜택을 받는 전체 노동자
가 분담하자”고 요구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파업 참여
여부를 결정해놓고선 이제 와서 그에 따른 손실을 함께 나누자는 주장은 이해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직 회사와 2019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지지
부진한 상태에서 ‘떡고물’부터 챙기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에는 소수만 파업에 참여해 파업으로 직원들이 받는 성과물이 늘었
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지난해 초만
해도 80%에 육박했지만, 2019년도 임단협 협상이 시작된 이후에는 40%대로 반
토막 났다. 최근에는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를 제외한
다른 노조와 사원 모임은 모두 대표노조의 제안을 거부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노사교섭대표가 모두 물러나자는 황당한 주장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마이웨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선업계가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노
조는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1~2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m
iddot;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액은 약 9억달러로 연간 수
주 목표의 5.7%를 채우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가량 줄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지난 17일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의 일
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
흘 뒤인 20일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해고자 복직 등 노조의 요구를 회사 측이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산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
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칠 때지 파업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며 “경제위기 가
능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도병욱/최만수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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