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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석장" 들고 SK 압박하는 LG에너지솔루션
비즈니스워치 | 2021-03-05 18:00:01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사건 최종 의견서를 공개하면서 LG의 압승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양사가 이런 결과에 대응하는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LG는 일시불 합의금뿐만 아니라 SK 쪽 계열사 지분, 매출 로열티 지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금을 받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달달한' 구상을 제시하며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SK는 여전히 ITC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적극 반박하는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며 합의에는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ITC "SK, LG 영업비밀 없었다면 10년 늦었을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로부터 훔친 22개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내 해당 영업비밀 상의 정보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해 10년간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세부 내용을 담은 최종의결서를 공개했다.  관련기사☞ 이긴 LG 진 SK, '합의 카드' 맞춰질까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 언론 상대로 컨퍼런스콜(전화회의)를 열고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개발과 생산, 영업 등 배터리 사업 분야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TC는 또 SK이노베이션이 2018년 LG에너지솔루션의 폭스바겐 수주 관련 입찰가 정보를 취득해 최저가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가 고위층의 지시로 전사적이고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증거 인멸 행위를 했다는 게 인정됐다"며 "특히 경쟁사가 훔친 22개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독자 생산에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로 10년이나 절약한 비용을 LG 측에 보상해야 한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강조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5조3000억원에 달하고 시설투자까지 포함하면 20조원에 육박한다"며 합의금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의도를 넌지시 드러냈다.



또 시장이 예상한대로 양측이 생각하는 합의금 액수는 조 단위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이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합의금 액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최대 5조원,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 단위다.





◇ 적극적인 LG "합의방식 열려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SK이노베이션에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10일 ITC의 최종 판결 이후 SK이노베이션에 협상 재개를 건의하기도 했으나 지난 한달가량 어떠한 반응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시간을 끌면 더 불리해지는 SK이노베이션이 아니라 승소가 확정적인 LG에너지솔루션이 협상에 더 적극적인 모양새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현대차 전기차 코나의 화재 관련 리콜 비용을 서둘러 충당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적극 항변했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전무)은 "코나 리콜과 관련해선 현대차와 원만하게 합의했다"며 "그런 리콜 비용이 없어서 받아 쓰고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임원도 한 전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합의금으로 리콜 비용을 쓴다?"라고 자문하며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만 두번이나 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급 관련 일시금 지급이 아닌 대안까지 제시했다. 법무실장 한 전무는 "(양측의) 합의금 총액이 어느 정도 근접해야 각론을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SK가 진정성 있게 협의에 임한다면 합의금 방식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협상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합의금 지급 방식과 관련해선 최근 ITC 판결을 받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소송' 사례까지 예로 제시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를 상대로 일시금 배상과 함께 해당 회사 지분과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장기간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 전무는 "보톡스 시장 규모는 리튬 배터리와 비교하면 10분의 1이 안 되고, 대웅제약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 기간은 21개월에 불과했다"며 "그런데도 총액 기준 4000억원 정도로 합의했다"며 자사가 기대하는 합의금 총액 수준을 은근히 드러냈다.



다른 임원도 "지분 혹은 수년간 나눠서 로열티 형태로 침해 당한 과거 이익과 미래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메디톡스 사례와 같이 합의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 SK이노베이션의 사업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일 것이라는 게 LG 쪽 생각이다.



◇ SK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강력히 요청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결과에 대해 유감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1982년부터 준비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미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화재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고 했다. 화재 논란을 일으킨 코나의 LG 배터리를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LG와 SK는 배터리 개발과 제조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LG 측은 "일부 공정이 차이가 날 뿐 배터리 제조 방식은 대부분 회사들 모두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인 검증이 없이 소송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했다"며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 되었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되었다는 것인지에 대하여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비밀 침해를 명분으로 소송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은 침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초 LG는 침해당한 영업비밀을 특정해달라는 ITC의 요구에 배터리와 관련한 기술 전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 100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제시했었다"며 "이후 ITC는 LG가 줄인 22건의 영업비밀을 지정하면서 그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별 수입물품이 실제 수입금지 대상에 해당될지에 관하여는 별도 승인을 받도록 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처럼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인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갈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결정되는 4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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