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07-04 19:13:02
[비즈니스워치] 편지수 기자 pjs@bizwatch.co.kr

SK텔레콤(이하 SKT)이 침해사고 발생 후부터 7월14일까지 해지했거나 해지 예정인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한다. 별도의 신청 없이 전 가입자의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하고,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등 5000억원 규모 보상안도 마련했다.
"14일까지 해지 시 위약금 면제"
유영상 SKT 대표는 4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고객께서 보내주신 신뢰와 믿음이 SKT의 버팀목이자 원동력이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면서 "고객의 신뢰회복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며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SKT는 이날 사이버 침해사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먼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후 긴급 이사회를 거쳐 번호이동 약정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유 대표는 "오늘 발표가 난 후 긴급 이사회에서 격론 끝에 위약금 면제를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그동안 위약금 문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여러가지 상황을 보며,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SKT는 침해사고(4월 19일) 발생 전 약정고객 중 오는 14일까지 해지하거나,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T월드 홈페이지나 공식인증 대리점 고객센터에서 위약금을 조회할 수 있으며, 신청한 계좌로 일주일 내 환급된다. 위약금 환급 신청은 오는 15일부터 진행한다.
위약금은 약정기간 내 계약을 중도해지할 경우, 제공받은 할인혜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된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경우 가입자들은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이니만큼 위약금 면제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150만원 상당 단말기를 구매하면서 공시지원금 50만원을 받고, 100만원을 할부로 구매한 고객의 경우 돌려받는 금액은 공시지원금만 해당된다.
SKT에 따르면 유심보호서비스를 강화하고 유심 무상교체를 진행하면서 해지 후 번호이동하는 인원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든 상태다. 유 대표는 위약금 면제 기간을 오는 14일까지로 정한 이유를 두고 "앞으로 10일 정도 연장해서 운영하면 해지를 원하는 고객은 충분히 떠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8월 통신요금 50% 할인…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SKT는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마련했다. 오는 15일 0시를 기준으로 모든 고객의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별도로 신청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으며, 월정액과 문자, 음성, 데이터통화료를 비롯한 통신요금은 자동으로 50% 할인이 적용된다.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통신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말까지 모든 고객에게 매월 데이터 50GB도 추가로 제공한다. 데이터가 제한되는 일부 어린이, 청소년용 요금제는 법정대리인이 고객센터와 대리점을 통해 데이터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T멤버십을 통해 매월 3개 제휴사를 선정, 할인율을 대폭 확대해 10일 단위로 릴레이 할인을 제공한다. 참여 예정인 주요 제휴사는 뚜레쥬르, 도미노피자, 파리바게뜨 등으로 최대 50~60% 할인된다. 연말까지 SKT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기존 고객과 동일하게 할인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정보보호 투자액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SKT는 이날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정보보호에 5년간 70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보보호 전문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하고, 보안기술 시스템도 강화한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을 출연하는 등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선다.
아마존, 삼성전자를 거친 글로벌보안전문가 이종현 박사를 신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로 선임하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CISO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하고, 분리되어 있던 정보기술(IT)과 네트워크 영역을 통합한다. 이사회에도 보안 전문가를 새로 영입해 정기안건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SKT는 이날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했다. 영업이익 전망도 기존 전년대비 개선에서 전년대비 감소로 수정했다. 위약금 면제와 높은 비용으로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데 따른 것이다.
유 대표는 "단기간의 매출 하락과 실적 하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안이 강한 회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안 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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