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추가 금리인상 시사…엔화 약세 못꺾었다
한국경제 | 2025-12-19 18:11:47
한국경제 | 2025-12-19 18:11:47
[ 김일규 기자 ]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일 연 2.02%까지 상승하며 19
99년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 재정을 표방하는 다카이치 사나
에 정권 아래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진 데다 이날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
5%로 올리자 국채 금리 상승세(국채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일본 금리 상
승으로 시장에선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
이 나온다.◇“증시 영향 제한적”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을 땐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져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되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패닉에 빠
졌다. 그해 8월 5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12.4%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
했고, 코스피지수도 8.77% 급락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린 이날은 닛케이지
수가 전일 대비 1.03% 올랐다. 코스피지수도 0.65% 상승했다. 일본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은 시장에 반영된 데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6엔 안팎에서
움직이며 엔화 약세가 지속된 것도 일본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직전에 엔
숏(엔저에 베팅) 물량이 거의 사상 최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엔 롱(엔고에 베
팅) 상황”이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기우라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미 일본 금리가 많이 높아진 상태로 오히려 롱 포
지션이 더 쌓여 있다”며 작년 같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장기화하는
엔저
관건은 엔저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엔을
넘어섰다. 일본 외환시장에선 ‘미·일 금리 차이 축소=엔고&rsqu
o;라는 정설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
리 인상으로 양국 금리 차이는 약 3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좁혀졌지만, 엔
·달러 환율은 연초와 거의 비슷하다.
우선 일본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이 이유로 분석된
다. 구조적 요인도 있다. 일본 무역수지는 작년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
며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수입 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점이 엔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한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엔화 매도 압력
을 높이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의 재정 확장이 엔화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정 지출로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도 1~2년 시차가 있으며
그동안 엔저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엔저를 막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년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엔 캐리 트
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은행
은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잔액이 506조6000억엔, 향후 청산 가능성이 큰 자금
은 32조7000억엔으로 분석했다.◇“내년에도 인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금
융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
혔다. 그러면서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아직 극히 낮은 곳에 있다&r
dquo;며 내년 이후에도 인상 기조을 유지할 뜻을 나타냈다.
우에다 총재는 경기를 달구지도 식히지도 않는 ‘중립 금리’에 대해
선 “추정치는 상당한 편차가 있다”며 “사전에 특정하기 어렵
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추정된 중립 금리 하한
선까지 아직 다소 거리가 있다”며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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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 재정을 표방하는 다카이치 사나
에 정권 아래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진 데다 이날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
5%로 올리자 국채 금리 상승세(국채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일본 금리 상
승으로 시장에선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
이 나온다.◇“증시 영향 제한적”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을 땐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져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되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패닉에 빠
졌다. 그해 8월 5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12.4%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
했고, 코스피지수도 8.77% 급락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린 이날은 닛케이지
수가 전일 대비 1.03% 올랐다. 코스피지수도 0.65% 상승했다. 일본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은 시장에 반영된 데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6엔 안팎에서
움직이며 엔화 약세가 지속된 것도 일본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직전에 엔
숏(엔저에 베팅) 물량이 거의 사상 최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엔 롱(엔고에 베
팅) 상황”이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기우라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미 일본 금리가 많이 높아진 상태로 오히려 롱 포
지션이 더 쌓여 있다”며 작년 같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장기화하는
엔저
관건은 엔저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엔을
넘어섰다. 일본 외환시장에선 ‘미·일 금리 차이 축소=엔고&rsqu
o;라는 정설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
리 인상으로 양국 금리 차이는 약 3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좁혀졌지만, 엔
·달러 환율은 연초와 거의 비슷하다.
우선 일본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이 이유로 분석된
다. 구조적 요인도 있다. 일본 무역수지는 작년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
며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수입 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점이 엔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한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엔화 매도 압력
을 높이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의 재정 확장이 엔화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정 지출로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도 1~2년 시차가 있으며
그동안 엔저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엔저를 막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년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엔 캐리 트
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은행
은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잔액이 506조6000억엔, 향후 청산 가능성이 큰 자금
은 32조7000억엔으로 분석했다.◇“내년에도 인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금
융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
혔다. 그러면서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아직 극히 낮은 곳에 있다&r
dquo;며 내년 이후에도 인상 기조을 유지할 뜻을 나타냈다.
우에다 총재는 경기를 달구지도 식히지도 않는 ‘중립 금리’에 대해
선 “추정치는 상당한 편차가 있다”며 “사전에 특정하기 어렵
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추정된 중립 금리 하한
선까지 아직 다소 거리가 있다”며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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