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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기업이 축산업·닭기업이 라면을…이유는
비즈니스워치 | 2021-10-21 16:31:02

[비즈니스워치] 이현석 기자 tryon@bizwatch.co.kr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기존 회사 이미지를 깨고 신사업 벽을 두드리는 기업들 늘고 있다. 하림의 라면 만들기, 동원그룹의 축산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사명까지 hy로 바꾸며 변신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정체에 따라 또다른 길을 찾고 있다. 생존을 위해선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사업 대부분이 기존 시장 '파이 빼앗기' 형식으로 이어서다. 



한 번 도전해 본다



육계업계 1위 하림은 최근 프리미엄 라면 '더 미식 장인라면'을 내놨다. 육계 사업 노하우를 담은 고급 육수와 신기술을 적용한 면발로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에서도 '오징어 게임' 주인공 이정재씨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림은 장기적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육성,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더 미식 장인라면'을 내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림뿐이 아니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한 축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참치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넘어 '단백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종합유통기업 변신을 선언한 hy(舊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팔도를 통해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식품업계는 당초 다른 영역을 잘 넘보지 않았다. 창립 초기부터 특정 제품에 특화된 업체가 존재했다. 이들은 카테고리별 '절대강자'로 자리잡았다. 이들과 상대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기보다 사업을 진행 중인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자연스럽게 보수적인 전략이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장벽 허물어지는 이유



하지만 시장 상황 변화는 관행을 무너뜨렸다. 가공식품 시장은 현재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육가공·제과·라면 등 주요 가공식품 시장의 규모는 9조5000억원 가량이었다. 전년 대비 1.7%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가공식품 수요 폭증으로 10조원을 넘어섰지만,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7월에만 2만명 가량의 인구가 줄었다. 올해 출생아는 2년째 20만명대에 그칠 것이 유력하다. '포스트 코로나'가 상황을 반전시킬 수는 있지만, 과거와 같은 인구 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이 폭증하고 있고, 혼인율이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는 가공식품 시장의 '대형 악재'다. CJ제일제당·농심 등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대부분 가공식품은 내수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 게다가 가공식품의 주력 소비자는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젊은 계층이다. 중장년층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과 밀키트 등 신시장이 떠오르고 있지만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품목 자체가 적다.



이를 고려하면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틈새를 적극 공략한다면 상품을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소 위험, 최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긍정적 영향'만 기대 어려워



식품업계의 영역 확장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물론 다양한 신상품의 등장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넓어져 편익을 누릴 수 있다. 또 신규 카테고리에 안착한 업체는 새로운 투자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거나, 신규 시장을 공략하는데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식품업계는 내수 시장 위축 극복을 위해서라도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다만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브랜드가 있다. 신규 사업자는 이들 사이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자칫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도 있다. 결국 시장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지만,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에만 집중적으로 진출하는 업체가 많다"면서 "하지만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오래갈 수 없으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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