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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 지키려 미국에 488조 주느니 韓 수출기업 지원하는게 낫다"
파이낸셜뉴스 | 2025-09-15 08:41:02
美 경제학자 딘 베이커
"트럼프 요구 수용 어리석어
관세 25% 피해 125억달러"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사진=뉴시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서울=이병철 특파원 홍채완 기자】 한국 정부가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 트럼프 정부에 3500억달러(약 488조원)를 내는 대신 그 돈으로 한국의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게 낫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선임경제학자인 딘 베이커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큰 틀에서 타결한 무역합의가 좋은 합의 같지 않다"고 평가한 글을 연구센터 홈페이지에 올렸다.

베이커는 "투자약속의 성격이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하는 방식과 약간이라도 비슷하다면 한국과 일본이 합의를 수용하는 게 너무나도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가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은 이유는 3500억달러를 미국이 원하는 곳에 투자하고 한국이 투자액을 회수한 뒤에는 미국이 투자수익의 90%를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상의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커는 백지수표 요구에 응한 대가로 얻어낸 상호관세율 15%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15%로 낮춘 상호관세가 다시 25%로 증가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125억달러(17조4250억원) 감소할 것인데, 한국이 왜 125억달러어치의 수출을 지키려고 미국에 3500억달러를 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미 수출 감소로 피해를 보는 노동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금액의 20분의 1만 써도 한국이 더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요구한 대미 투자에 대한 불신 여론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노동자 구금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도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미국에 대한 배신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미국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전략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불거진 비자 이슈가 향후 대미사업 추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기존 투자계획에 대한 점검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멕시코·캐나다 등 대체거점으로 투자지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용·운영의 실익을 따져보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제조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중소기업 역시 진출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미국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도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 간 합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트럼프 #관세 #수출기업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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