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컨택센터 교육생 근로자성 인정" 신입교육 개선 필요
프라임경제 | 2025-09-16 10:50:52
프라임경제 | 2025-09-16 10:50:52
[프라임경제] 최근 컨택센터 신입 상담사 입문 교육과정과 관련해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H카드 컨택센터 상담사 채용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 해당 교육생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교육생의 고객 응대 실습이나 상담 시스템 활용이 '실질적인 업무 참여'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교육생이 실제 업무에 참여했다면 교육비가 아닌 임금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원청사는 계약 구조를 이유로 교육비 부담을 제한해왔지만, 이제는 "교육도 근로로 인정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결정이 업계에선 비용 논란 못지않게신입 교육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
"신입 교육만 하면 뭐하나, 다들 금세 나가버리는데 "컨택센터 현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신입이 입사 후 3개월 안에 이직하는 경우가 전체의 70~80%에 이른다. 이는 단순히 현장 적응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입 교육의 설계와 실행 방식, 그리고 강사의 역할이 맞물려 나타나는 복합적 현상이다.
신입교육이 "이론만 이어져 지루하다"거나 "현장과 차이가 커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있는가하면 "따라가지 못해서 의욕을 잃었다"거나 하는 "강사들의 태도를 보고 실망하여 마음이 떠났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반응은 신입 교육 프로그램의 흐름과 강사의 역할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다.
물론 이미 많은 조직이 신입상담사 교육에 전산 실습이나 역할 연기 등 짜임새 있게 매뉴얼을 만들고 입문 교육을 시키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개선해야 할 지점도 눈에 띈다. 교육생은 너무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배우다 보니 무엇이 중요한지 가려내기 어렵고, 강사도 매뉴얼에 매여 핵심을 놓치기 쉽다.
전산교육도 모든 기능을 일괄적으로 설명해서 현장에 가서 다시 배워야 하기 일쑤고, 애써서 암기했던 업무지식은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교육의 효과는 내용뿐 아니라 강사의 태도에서 갈린다. 강사가 따뜻하면서도 힘 있게 교육을 이끌면 신입들은 "이곳에서 버틸 수 있겠다"는 신호를 받지만 반대로 강사가 지쳐 있거나 형식적으로 임한다면 불안감이 증폭된다. 신입들은 강사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회사를 읽기 때문이다.
강사가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거나, 형식적으로만 매뉴얼을 읊조리게되면 함께 흥미를 잃게 되고 불친절하거나 권위적이면 위축되고 불안해진다. 업무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입 교육의 성패는 교육 내용을 어떻게 배열하느냐 뿐만 아니라 강사가 어떤 에너지를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 속담에 "한 사람을 1년 살게 하려면 곡식을 주고, 평생 살게 하려면 가르침을 주라"는 말이 있다. 신입에게 필요한 것은 하루치 보상이 아니라, 이곳에서 오래 버틸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안심이다.
신입교육을 맡은 사내강사는 조직 문화를 잇고, 신입에게 머물 동기를 심어주는 중요한 메신저다. 사내강사를 잘 육성하는 일은 신입의 이탈을 줄이고 정착을 돕는 길이며, 결국 교육비를 더 의미 있게 쓰게 만드는 투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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