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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0년 R&D 자산 공개…핵심은 "소프트웨어"
프라임경제 | 2025-12-26 22:04:11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30년간 축적해온 연구개발(R&D) 성과를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이 이미 진행형임을 분명히 했다. 단순한 기술 연혁 소개가 아니라 과거의 연구 자산을 어떻게 미래 전략으로 연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HMG저널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학술대회,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여정'이라는 콘텐츠를 공개했다. 1993년 시작된 이 학술대회는 현재 HMG TECH SUMMIT으로 발전했고, 연구원들이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검증하는 그룹 R&D 문화의 상징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R&D가 '자산'이 된 이유…아이디어가 현실로

지난 30여 년간 학술대회를 통해 축적된 논문은 약 1만8500편. 파워트레인, 섀시, 전동화, 자율주행 등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부터 미래 모빌리티 영역까지 연구 범위는 사실상 완성차 기술 전반을 망라한다.

특히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기술 흐름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단계적 및 축적형 진화를 선택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논문들이 단순 연구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 기술의 토대가 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학술대회는 연구 발표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 실제로 다수의 논문이 상용 기술로 이어졌다. 2002년 대상을 수상한 'LPI MONO FUEL 차량 개발' 논문은 이듬해 세계 최초의 LPi 엔진 양산으로 이어졌고, 그랜저 택시에 적용되며 국내 LPG 상용차 시장의 출발점이 됐다.

2015년 최우수상을 받은 'HEV 6DCT 기어 액추에이터 충격 소음 저감' 논문 역시 10년간의 후속 연구를 거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2'로 발전했다. 해당 기술은 2세대 팰리세이드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연구 아이디어가 시간을 두고 제품 경쟁력으로 환원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가속화

이런 R&D 구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톱 티어 기술기업' 전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연구원 개인의 창의성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장기 연구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R&D 문화가 30년간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과거의 연구 성과를 다시 조명한 배경에는 미래 전략의 출발점이 이미 내부에 축적돼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R&D 체질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리더십 변화에도 나섰다. 지난 18일 정기 인사를 통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선임했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포르쉐와 애플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략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전환을 조직과 시스템 차원에서 가속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 공개는 미래 때문

현대차그룹이 30년 R&D 역사를 공개한 것은 단순한 성과 홍보가 아니다. 축적된 연구 자산, 이를 현실로 구현해온 구조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을 위한 리더십 재편까지 모든 요소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과거의 연구는 기록이 아니라 미래 전략의 재료라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의 다음 경쟁력은 새로운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축적하고 전환하는 방식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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