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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살아계셨으면 삼성 사장단 혼쭐 냈을 것"
한국경제 | 2021-10-24 17:37:30
[ 이수빈 기자 ]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미국
인텔을 누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동시에 TV와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세
계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붕괴한 지난 3분기에도 1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 하지만 삼성전자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곱지 않다. 올해 초 10만원에 육박
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7만원 안팎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
한 비전 없이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PDR(price to dream ratio&middo
t;꿈주가배수)’ 시대이기에 이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7만 전
자’ 넘어설 비전은
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1주기(10월 25일)를 앞둔 24일.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
CEO) 사이에선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위기일 수 있다.
이 회장의 정신을 되새겨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왔
다.


삼성 전직 CEO들은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으로 이
회장을 꼽았다.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1974년 사재를 털
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고 이를 발전시켜 1994년 세계 D램 시장 1위를 거머쥐었
다. TV(2006년 1위 달성), 스마트폰(2011년 1위 달성) 등도 ‘초일류&rsq
uo;를 부르짖은 이 회장이 키워낸 사업으로 꼽힌다.

2021년 삼성이 당면한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앞다퉈 반
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게 전부였던 이 회장 재임 시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삼성 전직 CE
O들은 “경쟁 구도와 경영 환경은 바뀌었지만 해법은 다르지 않다”
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신경영 선언이 지금도 유효하
다”고 입을 모았다.

1993년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사장단을 불러 따끔하게 일침한 것은 유
명한 일화다. 당시 그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처럼, 모
르니까 (당신들이) 편안하다”며 “매일 같은 양복 입고 같은 넥타이
매고 있으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다들 모른다”고 꾸짖었다. 이
어서 나온 게 신경영 선언이었다. ○“전문 경영인들 현실 안주”
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 CEO 등을 지낸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ld
quo;회장님이 살아계셨으면 삼성 사장단을 혼쭐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하드웨어는 참 잘한다고 말씀을 드리면 ‘로봇과 인
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하고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반도체 배터리 잘 만드
는 제조업체로 만족하는 것 아니냐. 너희 때문에 식은땀이 난다’고 답했
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삼성 전직 사장도 “초일류에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이 회장의 DNA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TV 등
잘하는 사업에만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ldq
uo;삼성이 스마트폰 기기는 애플보다 더 많이 만들어도 이익과 시가총액에서 비
교할 수 없다”며 “최근 삼성에서 이렇다 할 ‘변신’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이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또 다른 전직 사장은 &
ldquo;이 회장 1주기 행사도 크게 못 치르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자유롭게
참여도 못하니 그룹이 전체적으로 위축돼 있다”며 “후배 전문경영
인들도 현실에 안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재빨리 구심점
을 잡아 긴장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한
시가 바쁘다”고 조언했다.

제조업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삼성 전직 CEO는 &l
dquo;자체 플랫폼을 구축하지도,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지도 못한 탓에 애플
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만큼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도
체 가격이 뚝 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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