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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일은 파견근무자 몫"…금감원의 '사노비'들
한국경제 | 2022-06-28 17:40:39
[ 김대훈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직접 하기 싫거나 껄끄러운 일
은 죄다 우리 몫입니다.”

금감원으로 파견 근무를 갔다가 최근 본사로 복귀한 한 금융회사 소속 직원 A씨
는 지난 2년 여간의 생활을 ‘사노비’라고 표현했다. ‘공노비
’로 불리는 금감원 직원과 함께 일하면서도 철저하게 ‘을’의
신세였다는 것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금감원에는 모두 58명의 외부
기관 파견자가 일하고 있다. 금융회사와 금융 관련 협회, 금융 공공기관 등 40
여 곳에서 파견된 인력에다 검찰 출신도 1명 포함돼 있다. 금감원 전문사고운용
사전담검사반에는 예금보험공사(6명) 예탁결제원(2명) 한국증권금융(3명) 등에
서 보낸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각 은행과 보험사, 보험판매회사(GA) 등에서도
1~2명씩 금감원 관련 부서에 배치돼 있다.

이들 외부 기관 및 회사가 금감원에 직원을 파견한 기간은 평균 6.9년에 달한다
. 금감원이 피감기관 직원을 받아 일상 업무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이해 상충이
라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금감원 출입증을 걸고 일했던 피감기관 직원들은 당시 경험에 대해 대체로 부정
적이었다. 한 협회 소속 B씨는 “협회 규모가 작다 보니 한 명을 빼서 금
감원에 배속시키는 것 자체가 부담됐다”고 말했다. 한 은행 소속으로 금
감원 파견 생활을 한 C씨는 “파견 직원을 아예 ‘심부름꾼’
정도로 여기는 금감원 직원도 있었다”고 했다. 한 보험사 인사담당자도
“금감원 파견자를 뽑는 것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며 “선발
과정에서 ‘제발 본사에 남아 있게 해달라’며 애원하는 직원이 대
다수였다”고 말했다.

금융사 입장에선 금감원 파견 직원을 ‘동향 파악’을 위한 통로로
활용할 여지가 적지 않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게 아니냐는 시선
도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파견 직원을 각종 사례 조사와 상담 등 보조 업무를
맡길 때가 많아 근로 의욕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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