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빙 | 2025-11-17 14:20:38

게임 인구 30억 시대, 급부상하는 게이밍 기어의 존재감과 종합 전자 기업 소니의 야심 찬 도전장
조사한 주체나 시기에 따라 다소 엇갈리긴 하지만, 최근 전 세계의 '게임 인구' 수가 적게는 25억~26억 명, 많게는 30억 명도 넘어선다는 국내외 매체들의 보도를 어렵잖게 접할 수 있다. 한껏 낮춰 잡아도 글로벌 인구의 30%가량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일상의 경험에 빗대어 보면 그 수치가 마냥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주말에 친구들을 만날 때나, 월요일 오전 업무 시작 전 동료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눌 때면, 최근 대회서 몇몇 팀 혹은 선수들이 선보인 활약상에 대한 주제가 틈틈이 머리를 내밀곤 한다. 게임이 중독적이고 유해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게임을 문화이자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인정하는 관점이 보편화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는 게임 관련 제품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고 있다. 예컨대 시장에서 일찍이 부족한 쓰임새를 드러냈던 UMPC가 '핸드헬드 게임기'로 부활을 도모하는가 하면, 음악·영상을 일방적으로 송출하는 방식에 불과했던 스트리밍 기술이 게임의 접근성을 확장하는 플레이 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게이밍 기어'도 게임 산업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e스포츠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 확산한 영향으로, 게이밍 기어를 단순한 주변기기가 아닌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장비라는 인식이 보편화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2025년도 글로벌 게이밍 기어 시장 규모가 352억 달러(한화 약 51조 2,3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나아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이 2.6%라고 하니, 시장 전망 역시 긍정적인 셈이다.
이처럼 방대한 시장 규모만큼이나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종합 전자 기업 소니도 지난 2022년 'INZONE(인존)'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소니는 게이밍 헤드셋·모니터를 중심으로 오디오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축적해 온 기술력을 여실히 선보였고,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23년 무선 이어폰인 인존 버즈(INZONE Buds)를 끝으로 소식이 뜸한가 했더니, 올해 INZONE 제품군을 대폭 확장하며 시장 경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의 후속작을 내놓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게이밍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풀 세트'를 앞세워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먼저 그 구성을 보면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월 공개된 제품만 하더라도 △완전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INZONE H9 II' △유선 게이밍 이어폰 'INZONE E9' △소니 최초의 게이밍 키보드 'INZONE KBD-H75' △초경량 게이밍 마우스인 'INZONE 마우스 A' △INZONE 마우스패드 D·F 등 무려 7종에 달한다.
이를 통해 소니가 내건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 INZONE은 시각과 청각에 머물지 않고, 게임 경험의 처음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여준 것이다. 오디오 중심의 제품 전략을 펼치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입력 장치와 액세서리까지 아우르며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INZONE KBD-H75, 커스텀 키보드의 감성과 프로급 게이밍 성능 한 몸에 담은 소니 최초의 키보드
INZONE KBD-H75는 '소니 최초의 키보드'라는 타이틀 이상의 품질을 시각과 촉각으로 전달한다. 일단 전통적인 고성능 게이밍 키보드들의 'B' 키 타입 디자인에서 과감히 벗어나, 커스텀 키보드 시장에서 주목받는 개스킷?마운트 구조를 채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구조는 게이밍 기어 특유의 장난감다운 외관에서 벗어나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타건 시 충격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부드러운 키감을 구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이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간 수준이 아닌, 게이밍 키보드에서 흔히 희생되던 요소들을 알뜰히 챙긴 섬세함을 제대로 보여준 것.
그러면서도 소니는 INZONE KBD-H75에 게이밍 기어다운 성능을 적절히 결합했다. 내부 설계로 고정밀 하우징과 안정적인 스태빌라이저를 적용, 흔들림 없는 입력 성능을 보장한다. 특히, 자석 기반의 구조로 마모가 적고 입력 지점을 자유롭게 조정(0.3~3.4mm)할 수 있는 '홀 이펙트 마그네틱 스위치'는 이 키보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일정 범위에서 스위치 작동 지점을 0.1mm 단위로 커스텀할 수 있는 만큼, 게임 장르별 맞춤 설정이나 일상적인 작업에도 무리 없는 깊은 스트로크를 유연하게 전환하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래피드 트리거 기능과 8,000Hz의 폴링 레이트는 반복적이고 동시다발적 동작이 많은 게임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를 만들어 줬다.

숫자패드를 과감히 덜어낸 75%의 배열도 인상적이다. 좌우 너비가 짧은 구조에 따라 키보드 우측으로 마우스가 활보할 공간을 넉넉히 마련할 수 있으며, 이는 저감도 세팅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이상적인 동선을 만들어 준다. 반면 방향키와 기능키 구성은 충실하게 유지해 일상적인 작업에서도 불편함이 없었다.
상단에는 볼륨 다이얼과 전용 기능 버튼이 배치되어 게임 중 빠른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키보드 전체의 레이아웃은 군더더기 없이 콤팩트하지만, 필요한 요소를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담아낸 실전형 구조는 칭찬이 아깝지 않았다.?
디자인적으론 CNC 가공을 거친 묵직하고 단단한 알루미늄 바디와 올 블랙 마감이 고급스러움과 게이밍 기어다운 감성 사이에서 절묘한 밸런스를 잡아 준다. 소재에서 비롯되는 안정감 덕분에 장시간 플레이에서도 흔들림 없는 타건감을 즐길 수 있었고, 매트한 처리로 빛 반사를 최소화한 표면 마감은 은은한 포인트를 주는 조명과 어우러져 프리미엄 키보드다운 만듦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INZONE KBD-H75는 커스텀 키보드의 세련된 감각과 프로급 게이밍 기어의 퍼포먼스를 하나의 제품으로 조화시킨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물론 39만 9,000원이라는 가격은 누구에게도 가벼이 느껴지진 않겠지만, 고급 소재와 정밀한 설계, 그리고 소니가 쌓아 온 기술과 디자인 철학의 값으로 본다면 가치 있는 투자이자 선택지임은 분명해 보인다.

INZONE H9 II, 소니가 자랑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 & e스포츠 최적화 프로파일로 완성된 차세대 게이밍 헤드셋
INZONE H9 II는 지난 2022년 출시된 1세대 모델의 뒤를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하이엔드 게이밍 헤드셋이다. 생김새로는 전작의 장점을 톡톡히 이어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품은 음향 품질에선 기술을 갈고닦은 공백기가 헛되지 않았다는 듯 비약적인 업그레이드가 체감되었다.
우선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정갈한 만듦새는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다. 게이밍 헤드셋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장된 RGB나 공격적인 라인을 배제하는 대신, 소니 특유의 화이트-블랙 투톤을 유지하며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헤드밴드 역시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슬림 서스펜션 구조로 설계되어 늘리고 줄이는 과정이 꽤 직관적이다.
더불어 180도 회전하는 이어컵으로 휴대성과 편의성을 높였으며, 탈부착 가능한 카디오이드 붐 마이크가 포함돼 게임 중엔 명확한 음성 전달을, 음악 감상 혹은 외출 시에는 깔끔한 헤드폰의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착용감은 소니가 INZONE H9 II를 개발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이어패드 마감재로 나일론-인조가죽 하이브리드 소재를 선택해 통기성과 차음성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260g의 가벼운 무게와 압력을 균형 있게 분산하는 구조로 장시간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선사한다. 덕분에 일부 FPS 장르, 혹은 MMO처럼 긴 세션의 게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음향 성능에선 소니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WH-1000XM6와 동일한 드라이버를 기반으로 굉장히 깔끔한 해상도와 음색을 들려주면서도, 게임에서 발소리나 총성의 방향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감이 더 뛰어났다. 또, 음악 감상에선 과하지 않은 저음, 훌륭한 중·고음의 양감과 선예도로 하이엔드 헤드폰에 준하는 품질을 보여준다.
AI 기반의 소음 차단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마이크 성능도 꽤 만족스러웠다. 디스코드를 사용하며 몇 가지 게임을 플레이해 본 결과, 키보드 소리나 주변 대화는 거의 여과되고 음성 톤이 자연스럽게 유지된다는 팀원들의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결 방식도 게임 환경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INZONE H9 II는 전용 2.4GHz 동글로 초저지연 무선 연결을 기본 제공한다. 나아가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지원해 모바일 기기와의 멀티 페어링도 가능하고,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에선 유선 연결이라는 대안도 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확실한 범용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다만, INZONE H9 II 역시 44만 9,000원이라는 사뭇 높은 가격표를 달았고, 프리미엄 게이밍 기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망설임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달리 생각해 보면, 음향 하드웨어가 사실상 동일한 소니 WH-1000XM6의 가격은 60만 원을 웃돈다. 이는 음악 감상용?하이엔드 헤드폰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음질을 제공하는 제품을, 그보다 무려 27%나 저렴한 가격으로 손에 쥘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유럽을 대표하는 팀 프나틱(Fnatic)과의 협업으로 e스포츠 환경에서 검증된 사운드 프로파일을 제공한다는 점은 INZONE H9 II가 경쟁에서 우위를 제공하는 도구로서도 독보적인 가치를 갖췄다는 점이다. 40만 원대의 가격은 절대적으로 낮다고 할 순 없으나, '성능을 사는 비용'으로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충분해 보인다.

INZONE 마우스 A & 마우스패드 D·F, 초경량 설계와 맞춤형 표면으로 정밀한 컨트롤 구현
올해 INZONE 게이밍 기어 라인업엔 마우스, 마우스패드까지 추가되면서, 게임 컨트롤의 핵심 영역까지 손을 뻗었다. 게이머가 요구하는 정밀성과 일관성을 브랜드 생태계 안에서 완성하려는 소니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INZONE 마우스 A의 첫인상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단연 '가벼움'이다. 48g대의 초경량 무게는 손에 쥐는 순간 바로 체감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타공을 배제한 폴리아마이드 셸은 가벼움과 함께 믿음직한 단단함도 겸비한 모습이다.
무게 이상으로 실사용에서 돋보이는 강점은 정밀한 '트래킹'에 있다. 30,000DPI의 고성능 센서와 최대 8,000Hz의 폴링 레이트는 FPS 플레이 중 수반되는 순간 반응을 여유롭게 뒷받침하며, 광학 스위치의 빠른 입력 속도로 상대를 압도하기 위한 '찰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촉감으로 확실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중앙 휠과 측면 버튼, 완전 충전 기준 최대 90시간에 달하는 배터리 수명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특유의 수신기를 활용한 2.4GHz 저지연 연결과 유선 연결 옵션, 고속 충전 기능 등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용을 지원하는 옵션들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마우스패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제품 모두 낮은 스티치 라인과 고무 베이스를 기반으로 손목 걸림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패드 표면을 살펴보면 두 제품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저마찰 특성을 나타내는 'Mat-D' 위에선 손끝에서 미끄러지는 듯한 마우스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고, 4mm의 얇은 두께로 빠른 트래킹이 필요한 장르의 원활한 플레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Mat-F'는 6mm 두께와 텍스처가 느껴지는 표면으로 빠른 브레이킹과 미세한 조정에 유리했다. 저감도를 선호하는 FPS 플레이어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며, 정밀한 에임 컨트롤이 필요한 게임에서는 확실한 차이를 만든다.
정리하면, INZONE 마우스 A는 극한의 경량화와 정밀성을, 마우스패드 D·F는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에 맞춤화된 최적의 표면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마우스 24만 원대, 패드 D·F는 각각 5만 원대와 9만 원대로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지만, 퍼포먼스를 중요시하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제품들이다.

프리미엄 게이밍 기어의 가치 입증한 INZONE, 게임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로 진화하다!
올해를 계기로 소니의 INZONE 브랜드는 오디오·디스플레이를 넘어 입력 장치까지 확장된 라인업을 완성하고, 게이밍 기어를 하나의 완성형 경험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저 트렌드를 좇는 차원을 넘어서, 게이머가 원하는 모든 요소를 하나의 브랜드로 해결하는 방식을 당당히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브랜드가 게이머의 플레이 환경을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헤드셋과 이어폰이 몰입을 책임지고, 키보드와 마우스가 정밀한 컨트롤을 지원하며, 마우스패드로 플레이스타일에 맞춤화된 환경을 제공해 마지막 퍼즐을 채운다.
각각의 장비는 개별적인 완성도도 훌륭하지만, 함께 사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는 INZONE이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잘 보여준다.
가격대는 분명 게이밍 기어 시장을 통틀어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이번 라인업은 그저 값비싼 장비가 아닌, 게임 플레이의 질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솔루션이다. 헤드셋은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을 기반으로 몰입을 강화하고, 키보드와 마우스는 정밀한 입력과 빠른 반응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패드까지 더해지며, 이 셋업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유기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조합은 단순히 비싼 이유를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게이머가 원하는 퍼포먼스를 실현한다. 그리고 이를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고 나면, 가격은 사치스럽다기보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소니 INZONE 브랜드를 향한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지속성에 있다. 2025년 신제품 라인업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플랫폼 최적화 등의 노력을 거듭해 생태계를 확장한다면, INZONE은 앞으로도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를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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