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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휘발유값 내달부터 58원 오른다
한국경제 | 2019-08-22 01:21:12
[ 오상헌 기자 ] 다음달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L당 58원과 41원 오른
다.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시행해온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달 말 끝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등을 고려해 연장 가능성도 거론됐지
만 정부는 세수 여건 악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마무리하기로 했다.

21일 정부 각 부처와 유류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서민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작년 11월부터 6개월 동
안 유류세를 15% 인하했고, 올 4월 7% 인하율로 4개월 더 연장했다.

추가 연장 없이 종료하기로 한 데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안
정세를 보이는 데다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유류세 인하로 걷지 못
한 세금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다음달부터 세금 인하분(휘발유 58원, 경유 41원, LPG 부탄 14원)만
큼 기름값을 더 내야 한다. 8월 넷째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1493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략 1551원으로 상승하는 셈이다.

세수 감소 우려 커지자…유류세 인하 10개월만에 종료

문재인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처음 만지작거린 건 작년 10월께였다. 두바
이유가 배럴당 70달러대로 치솟고 내수경기도 침체 조짐을 보이자 외환위기 직
후인 2000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만 처방했던 ‘긴급 위기대
응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상대적으로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인하율(15
%)은 오히려 2000년(5~12%), 2008년(10%)보다 높았다.

‘재정에 부담만 주는 과도한 처방’이란 비판이 나왔지만 김동연 당
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민생활 안정과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며 밀어붙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4월 종료 시
점이 오자 인하율을 7%로 낮추는 조건으로 4개월 연장했다.

그 사이 60~70달러를 오르내리던 두바이유는 이달 들어 59달러 수준으로 떨어졌
지만 국내외 경제 여건은 훨씬 더 악화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일로
를 걷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이란 초대형 악재마저 더해졌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7%나 줄었다.

올 4월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를 발표하면서 “추가 연장 여부는 8월 말
경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이호승 당시 기재부 1차관)던 정부가 이달
말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위기가 아닐 때 ‘긴급 카드&rsquo
;를 꺼내들더니 정작 위기가 다가오자 집어넣었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과 교수)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수를 살린다면서
6월 종료 예정이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를 6개월 연장했다. 여기
에 15년 이상 된 노후차를 신차로 바꾸면 개소세를 추가로 70% 깎아주는 법률
개정안도 지난달 추가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유류
세의 내수 진작 효과와 수혜 대상이 개소세를 능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해하
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를 깎아준 첫 번째 이유(국제 유가 급등)가 해소
된 만큼 원칙대로 환원한 것”이라며 “올 상반기 국세수입(156조20
00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1조원 줄어드는 등 세수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감안
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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