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07-07 06:50:03
[비즈니스워치] 도다솔 기자 did0903@bizwatch.co.kr

티웨이항공이 사명 변경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2월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지 넉 달 만입니다. 새 이름은 '소노항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과거 'T'가 토마토저축은행의 이니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새 주인이 이전 흔적을 완전히 덮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항공기 도색부터 홈페이지, 유니폼, 각종 시스템과 인허가 문서까지 손봐야 하는 대공사인데요. 수백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이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티웨이 속 옛 주인 그림자

티웨이항공은 2004년 출범한 '한성항공'이 전신입니다. 당시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LCC)로 주목받았지만, 기체 결함과 자금난, 경영권 분쟁이 겹치면서 2008년 운항을 중단하게 됩니다. 이후 2010년 토마토저축은행과 자회사 신보종합투자가 150억원을 투입해 지분 95%를 인수하며 회생에 나섰고 같은 해 8월 사명을 '티웨이항공(T'way Air)'으로 바꾸게 됩니다. 이때 등장한 T는 당시 대주주였던 토마토저축은행의 이니셜을 땄습니다.
하지만 토마토저축은행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이 드러나면서 존립이 흔들렸고 이듬해 티웨이 지분은 다시 매물로 나옵니다. 새로운 주인은 예림당이었습니다. 'Why?' 시리즈로 8600만부 이상을 판매한 학습만화 출판사로 잘 알려진 곳이죠. 예림당은 이후 10년 넘게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로 경영을 이어왔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경영권을 확보한 대명소노그룹은 기존 브랜드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혼재된 정체성을 통합하는 게 더 시급해 보입니다. 대명소노는 이미 '소노호텔앤리조트' '소노펠리체' 등 자체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항공 부문까지 '소노' 체계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소노항공'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등의 상표권도 미리 확보한 상태입니다.
항공기 도색부터 유니폼 교체까지…얼마나 들까
문제는 비용입니다. 항공사 사명을 바꾸면 단순히 CI(Corporate Identity·기업이미지)만 교체하는 게 아니라 항공기 외부 도색부터 유니폼, 앱, 인허가 등록, 홈페이지, 광고물, 발권 시스템까지 모두 바꿔야 합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한 대를 도색하는 데에는 기종과 작업 방식에 따라 약 5억~1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웨이항공이 현재 보유한 42대 전체 기단을 전면 도색할 경우 최소 200억~400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새 CI가 새겨진 유니폼·간판·시스템 개편 등 추가 작업까지 포함하면 총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되죠.
여기에 티웨이항공의 재무상태도 여유롭지 않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결손금은 1177억원에 달하며 올해 예상 순손실은 651억원입니다. 대명소노그룹이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지만 낮은 시가총액 탓에 충당 가능한 금액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상장에 성공해 본격적인 자금력이 뒷받침되기 전까지는 재정 투입 여력도 제한적입니다.
이처럼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도 티웨이항공은 브랜드 리셋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T라는 이니셜이 과거 대주주를 연상케 한다는 점은 새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요소일 수 있습니다.
사명 변경은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 교체를 넘어 항공업에서 그룹 정체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티웨이항공이 그룹 내 항공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신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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