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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간 주가 10배...제트엔진에 원자로까지 힘 받은 회사 [최종석의 차트 밖은 유럽]
한국경제 | 2025-09-14 06:00:11
세계 2위 항공기 엔진 기업 영국 롤스로이스홀딩스 [LON: RR]


롤스로이스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영국의 수제 고급 자동
차를 연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항공·방위산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롤스로이스 엔진을 먼저 언급하실지도 모릅니다.


한 가족이였던 자동차를 만드는 롤스로이스와 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롤스로이스
는 이젠 다른 식구입니다. 1970년대 초 분할돼서 자동차 회사는 BMW그룹의 아래
로 들어가고, 항공기 엔진 회사는 정부 소유가 되며 런던 증시의 상장 기업이
됐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의 엔지니어 헨리 로이스와 사업가 찰스 롤스가 1906년에 합
작해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그들이 만든 실버고스트는 최고 자동차로 손꼽히
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전투기 엔진도 만들게 됩니다.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되어 항공기 엔진은 자동차
와 함께 롤스로이스의 양대 축이 됩니다.


세월이 흘러 잘나가던 회사에 위기가 찾아오자, 1973년 자동차 사업부는 롤스로
이스모터스라는 독립 회사로 분리가 됩니다. 이 회사는 1980년에 비커스, 1998
년에 폭스바겐에 인수됐다가, 2002년 분쟁 끝에 BMW의 품에 마지막으로 안기는
기구한 운명을 겪습니다.


하지만 롤스로이스 엔진사업부는 2차대전 이후 항공산업의 발전 속에서 민항기
와 군용기 엔진 모두 선두 업체로 발돋움했습니다. 지금은 미국 GE 에어로스페
이스와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잉, 에어버스 등 우리가 타는 많은 항공기의 엔진이 롤스로이스가
만든 것입니다.


롤스로이스는 전투기 엔진을 넘어 다양한 방위 산업 분야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 특히 핵잠수함에 동력을 공급하는 원자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종의 소형 원
자력 발전소인 셈입니다.


롤스로이스는 바닷속을 누비던 핵잠수함 원자로 기술을 땅 위로 가져왔습니다.
바로 요즘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전(SMR)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막
대한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데이터센터가 많이 지어지자 SMR이 새 동력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SMR은 기존 원자력 발전소보다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건설 속도도 빠릅니다
. SMR이 많이 완공됨에 따라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롤스로이스의
미래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롤스로이스는 지난 2023년 이후 주가가 10배 이
상 올랐습니다. 2022년 12월 30일 종가는 1파운드가 채 안 되는 0.93파운드에
마감했습니다. 현재 주가는 지난 12일 11.34파운드에 마감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주가를 끌어 올린 것은 세 가지 호재였습니다. 첫 번째는 가장 큰
사업인 상업 항공사에 엔진을 공급하는 사업이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찾아온
항공산업의 붐을 타고 날아오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찾아온 방산주 랠리에 올라탄 것입니다. 글로벌
방산 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롤스로이스홀딩스는 2025년 매출 기준 세계 2
5위 방산 업체입니다.


세 번째는 AI 붐이 몰고 온 SMR 랠리입니다.


롤스로이스홀딩스의 자회사 롤스로이스 SMR은 지난 6월 영국 정부의 소형 원자
로 건설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우선 3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며, 2030년
대 중반부터 전력망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국 정부는 향후
4년간 총 25억 파운드(약 3조4000억 원)를 투입해 SMR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
침을 세웠습니다.


작년 10월에는 롤스로이스 SMR과 체코 정부가 6기의 SMR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
결했습니다.


롤스로이스홀딩스는 2025년 상반기 매출 90억5000만 파운드(전년 동기 대비 13
% 상승), 영업이익 17억3300만 파운드(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9.1%로 전년 동기 대비 4.9%포인트나 상승했습니
다.


투판 에르긴빌기치 롤스로이스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
서 “세계가 2050년까지 400대의 SMR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각 SMR의 비용은 최대 30억 달러(4조1649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롤스
로이스가 지배하게 될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지난주 롤스로이스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
수’로 추천하고 목표주가를 13.75파운드로 제시했습니다. 롤스로이스가
SMR 날개를 달고 얼마나 더 날아오를지 궁금합니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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