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남 보령 "골드시티" 인구 감소의 해법 될까?
프라임경제 | 2025-11-02 02:25:56
프라임경제 | 2025-11-02 02:25:56

[프라임경제] 충남 보령시가 추진 중인 '골드시티 프로젝트'가 단순한 도시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지역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 은퇴자들을 보령으로 유치하고, 이들을 통해 서울의 주택을 청년층에게 다시 공급하는 '상생 순환 구조'를 실현하겠다는 발상의 전환 때문이다.
보령시는 서울의 고령 은퇴자에게 지역 내 주택을 제공하고, 이들이 보유한 수도권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도록 연결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지방의 인구 감소 문제와 서울의 주거난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흔치 않은 '두 마리 토끼 전략'이다. 특히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약 30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 개발이 검토되며 사업의 구체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지방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도시 기능 자체가 위협받고 있고, 수도권은 높은 집값으로 젊은 세대의 삶이 옥죄이고 있다. 보령의 골드시티는 이러한 대한민국 인구 구조의 양극화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시도다. 수도권 은퇴자들의 이주가 지역에 새로운 소비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동시에 서울의 주택 수요를 완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를 "지방 소멸과 수도권 과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똑똑한 시도"로 평가한다. 그러나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단순히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는 은퇴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의료, 문화, 커뮤니티 등 은퇴자 친화적 인프라가 갖춰져야 진정한 정착이 가능하다. 이주자들이 '보령에서의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주거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령시는 이에 발맞춰 의료·교육·문화 인프라를 갖춘 뉴타운형 주거단지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광·휴양·의료·교육 인프라를 융합해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복합 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공급이 아닌, 삶의 질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이주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한 '골드시티'는 보령의 자연환경과 맞물리며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서해안의 대표 관광지인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로 상징되는 글로벌 관광도시의 이미지는 은퇴자들에게 '자연 속의 제2의 인생지'로 다가설 수 있다. 여기에 오서산 단풍길, 보령댐 물빛공원, 해저터널 등 사계절 관광자원이 결합되면 '휴양형 정주 도시'로서의 매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민선 6기부터 이어온 변화의 흐름이 11년을 넘어 보령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탄소중립 선도도시, 골드시티 조성 등 희망의 징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도시개발 사업이 아니라, 보령을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철학적 선언으로 읽힌다.
물론 '보령 골드시티'가 인구 감소 문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다. 그러나 각 지역이 처한 여건에 맞는 정책들이 함께 추진될 때, 이 사업은 지방소멸 대응의 강력한 '부분적 대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공 주도의 책임 있는 운영과 세심한 이주 지원책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보령 골드시티'는 지방소멸과 수도권 주거난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상생의 도시 실험'이자 '지방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여는 상징적 시도의 프로젝트다. 이 시도는 단순한 도시개발을 넘어 서울과 지방이 함께 살아남는 미래, 즉 인구 순환과 균형 발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골드시티 하나만으로 모든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은퇴자 정주 여건, 의료·문화 인프라, 지역 일자리 등 복합적인 지원이 함께 추진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결국 지역 맞춤형 정책들과의 시너지 속에서만 보령의 실험은 진정한 인구 감소 완화의 해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보령시가 만들어가는 이 조용한 혁신의 물결이 인구 절벽 시대 대한민국 지방의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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