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11-17 18:07:03
[비즈니스워치] 권미란 기자 rani19@bizwatch.co.kr

앞으로는 기술이전만 바라보는 회사가 아니라 자체 수익을 기반으로 후기 임상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로부터 대규모 기술이전 및 지분투자라는 쾌거를 거둔 에이비엘바이오가 17일 기업간담회에서 이같은 목표를 밝혔다. 회사는 그동안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중기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왔지만, 후기 임상과 상업화 단계에서 외부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자체 매출과 내부 자금으로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일라이릴리와의 기술이전 및 지분투자 유치는 그 전환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총 25억6200만 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4일 약 2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기술인 그랩바디 플랫폼은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 두 개 기술로 나뉜다. 그랩바디-B는 유해 물질의 뇌 유입을 막는 뇌혈관장벽(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기술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랩바디-T (Grabody-T)는 면역항암제 개발 플랫폼 기술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4-1BB(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계열 단백질)와 암세포 항원을 동시에 표적해 항암 효과를 높이고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일라이릴리 이전에도 2022년 사노피와 그랩바디-B 기술이 적용된 파킨슨병 이중항체 신약 ABL301에 대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지난 4월에는 GSK와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글로벌 항체 신약 개발 트렌드는 단일 표적에서 벗어나 이중·다중 표적을 활용한 정밀 제어로 이동하고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분야에서 가장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 중 하나"라며 "글로벌 시총 1위인 일라이릴리가 기술이전과 지분투자를 동반했다는 건 그만큼 기술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동안의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확보한 자금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활용해 자체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및 신규 모달리티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ABL001은 국내에서 한독과 공동 개발 중이며 미국에서는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파트너사 컴퍼스테라퓨틱스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는 2027년 담도암 2차 치료제로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랩바디-B 플랫폼을 중추신경계(CNS) 질환 외에도 비만, 근육 질환 등 전신 질환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해 추가적인 기술이전 기회를 모색하고, 이중항체 외에 ABL206과 ABL209 등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험계획승인 신청(IND)을 통해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차세대 혁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콤비네이션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공률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랩바디T는 아직까지는 성과는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임상 데이터들을 보면 단연코 글로벌에서 중요한 플랫폼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약 출시로 환자의 삶에 도움을 주고 자체 수익으로 걱정 없는 R&D를 해봤으면 좋겠다"며 "현재는 비임상, 임상1상에서 어떻게든 기술이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향후에는 후기 임상 자체 진행이 가능한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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