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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VS 구광모 ‘배터리 전쟁’ 누가 웃을까] 1. LG-SK, 미국서 배터리 ‘집안싸움’…왜?
SBSCNBC | 2019-09-21 09:07:41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소송이 시작된 지 벌써 5개월이 됐는데요.

국내 기업 순위 3위와 4위인 SK와 LG가 왜, 그것도 미국에서 싸움을 하는 건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윤성훈 기자, 먼저 LG와 SK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배터리 소송전쟁의 도화선이 된 게 뭔지 궁금하네요?

▷[윤성훈 / 기자]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58조원 규모 배터리 수주전에서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된 게 결정적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2017년부터 빼간 인력과 기술 때문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몇 년 동안 수주를 많이 따내려고 저가공세를 퍼붓는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계속 나왔습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에게 주요 고객 중 한 곳인 폭스바겐까지 뺏기자 에스케이 견제 차원에서 소송이란 칼까지 빼들게 된 겁니다.
        
▶[신현상 / 앵커]
그런데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는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경쟁을 하고 있는데, 왜 하필 국내업체인 LG와 SK가 서로에게 칼을 겨눈 걸까요?

▷[윤성훈 / 기자]
네, 모두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배터리 시장 판도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요.

먼저, 세계 배터리 시장규모는 2017년 37조원에서 2025년에는 182조원으로 폭풍 성장해 169조원인 메모리 반도체를 뛰어 넘습니다.

시장이 커가는 이 시점에서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10개 업체 중 파우치형 배터리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기존의 원통형 배터리보다 작고, 가볍고, 출력은 세지만 가격이 싼데요.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과 달리, LG와 SK는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특히, 일찍이 관련 2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선두주자 LG는 SK의 기술력보다 앞섭니다.

LG입장에서는 추격해오고 있는 SK가 최고의 견제 대상인 셈이죠.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왜 이들이 법정까지 가서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고 있는지 이해가 되네요. 

윤지혜 기자, 지난 4월 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먼저 배터리 전쟁의 포문을 열었죠?

▷[윤지혜 / 기자]
네,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두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심인력을 무려 100여 명이나 빼갔고, 그 과정에서 핵심기술이 유출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 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 제품을 미국에서 수입하지 못하게 요청을 했고요.

SK이노베이션 미국 법인이 있는 델라웨어 연방 법원에는 영업 비밀 침해와 손해배상 소송을 건 것이죠.
  
[성환두 / LG화학 상무 : 2년간에 걸쳐서 우선 경쟁사가 요구하는 이력서 양식에 구체적으로 연구 프로젝트명이나 참여 인원, 이름 등 상세한 내용을 작성하도록 했고, 입사 지원자들이 당사 회사 시스템에서 수백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열람하고, 다운로드 및 프린트하는 등 산업기밀 및 영업 기밀을 부정취득 한 정황들을 확인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정리하면 인력과 기술을 빼가서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는 것이 LG화학 측 주장인데요. 

하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어요?

▷[윤지혜 / 기자]
네, SK는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란 겁니다.

입사 지원자들이 낸 자료는 자신들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것일 뿐 핵심기술 유출이 아니라는 건데요.

“‘전 직장 정보 활용금지’ 서약서를 두 번에 걸쳐 받고 있고, 위반 시 채용 취소 등 관리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SK 측도 LG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LG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게 이유죠?

▷[윤지혜 / 기자]
네, SK는 LG가 전기차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LG 소송에 맞불을 놓는 초강수를 뒀는데요.

LG전자까지 소송을 걸었습니다.

[임수길 / SK이노베이션 전무 :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도용해서 제품을 생산했다는 이유로 특허침해로 제소하게 됐고, LG전자는 LG화학으로부터 셀을 공급받아서 SK이노베이션 특허를 같이 도용해서 제품을 생산해서 현재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LG전자도 같이 제소하게 됐습니다.]

LG, SK 모두 미국 ITC에도 제소를 했지만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LG는 원고와 피고, 모두 서로가 요구하는 문서와 데이터를 전부 제출하는 ‘증거개시 절차’(Discovery) 방식인데요.

시간과 금전적인 부담이 막대하지만 증거 은폐가 힘듭니다.

반면 SK는 LG가 특정 기술에 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는데요.

그간 LG가 미국에서 소송을 한 걸 두고 국익 훼손이라고 지적해왔던 SK는 이번 맞불소송 배경에 대해 “LG가 SK의 특허를 침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보류해 왔지만 LG화학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기술 유출 문제를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윤지혜 / 기자]
네, LG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열리기 전인 1991년부터 배터리 사업에 공을 들였다, 이거인데요.

선두주자이다 보니까, 30년간 설비나 인력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후발주자인 SK가 손 안 대고 코푸는 식으로 배터리 기술을 빼갔다는 겁니다. 

[성환두 / LG화학 상무 : 단기간에, 약 3년 걸쳐서 후발주자인 경쟁사가 기술들을 쉽게 뺏어가려는 정황들을 확인했기 때문에…. 경쟁사가 주장하는 특허에 있어서도 당사가 약 1만 7천건이고, 경쟁사는 1100건으로 1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SK는 후발주자지만, 우리도 객관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인데요.

“최첨단,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NCM811’)를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해 발표”했고 “경력직 채용도 기술을 빼오기 위해서라기보다 사업 확장과정에서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미국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 지 지켜봐야겠지만요.

앞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인력 빼가기를 막아달라며 낸 소송 결과가 올해 초 나왔는데 대법원이 LG 손을 들어줬다면서요?

▷[윤성훈 / 기자]
네. LG화학은 전직금지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LG화학은 2017년 여름부터 SK이노베이션으로 인력 유출이 시작되자 자체 조사를 거쳐서 전직 예정자 5명을 대상으로 전직금지가처분 소송을 냈는데요.

올해 초, 대법원은 '2년간 전직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의 이런 판단에 대해 법조계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기술 격차를 2년 정도로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것이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왜,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걸까요? 

▷[윤성훈 / 기자]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미국은 14억이 넘는 인구를 거느린 중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데요.

게다가 미국은 자동차 제도 등 모든 것에서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최대의 승부처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자동차의 내수 판매 자체도 워낙 크지만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승부가 판가름 난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40% 비용에 해당되는 게 배터리기 때문에 테슬라를 비롯해서 배터리에 대한 부분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미래 자동차인 전기자동차를 선점할 수 있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미국 소송에 대해 엘지화학은 미국 사법 당국이 증거 보존 기준이 엄격해서 국외 소송을 선택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ITC에 제소를 한건 다른 소송보다 결과가 빨리 나오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ITC에 기술 침해가 인정되면 미국 내에서 해당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금지됩니다.

따라서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미시간 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LG, 조지아 주에 1조9천억 원을 들여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SK, 둘 중 한 곳은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신현상 / 앵커]
이런 미국에서의 배터리 소송 전쟁을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중국이나 일본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냐면서 국익 훼손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이런 비판 여론에 대한 LG측 입장은 뭔가요?

▷[윤지혜 / 기자]
LG는 아예 국익 훼손이라는 프레임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LG는 SK로부터 사과를 받든 배상을 받든 끝까지 가려는데, 집안싸움 때문에 국익이 훼손됐다며 소송을 취하하는 분위기로 가면 SK가 원하는 방향이란 거죠.
               
특히 중국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본다는 국익 훼손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미 중국의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고 유럽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면서 중국 수주량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소송전과 중국 업체 성장은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지식재산권을 지키는 게 국익을 위한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성환두 / LG화학 상무 : 현재 배터리 시장은 중국, 유럽, 한국 등 글로벌 패권 전쟁의 시대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누가 훌륭한 제품력을 갖고, 기술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영업 비밀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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