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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안보공조 복원 신호탄… 수출규제 '갈등 불씨' 남아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파이낸셜뉴스 | 2019-11-22 20:05:05
3국 관계 '새 국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당초 23일 0시로 종료될 뻔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한·미·일 3국 간 막후접촉을 통해 '조건부 연장'하는 방향으로 극적 타결됐다.

한·미·일 3국 모두 "최악의 상황을 피하자"는 공감대속에 막판 미국의 중재속에 한·일 정부가 한발짝씩 정치적 양보를 통해 일단 파국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난제가 남아 있어 앞으로 한·미·일 3국 간 안보 공조의 틀 확립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한·미·일 3각공조 복원 신호탄?

앞서 지난 8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면서 지소미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를 주도해온 미국이 크게 당혹스러워했다.

우리 정부가 '안보-경제 문제'를 무리하게 연동시켜 수출규제 조치라는 선방을 날린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면서 결국 미국의 개입 속에 막판 조율을 거쳐 '조건부 연장' 합의를 도출, '급한 불은 끄게'됐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강행하면서까지 한·미, 한·일, 한·미·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모두 부담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이 특히 일본과의 대화 모멘텀을 복원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진단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앞서 지난 8월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 당시에는 한·일 양측이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결정을 했는데 이번엔 그걸 만회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정부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12월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과의 양자회담도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수출규제 해제 수준·품목 '관건'

다만 한·일 간 구체적인 수출규제 조치 해제를 위한 양국 간 실무회담, 고위급협의 등을 통해 얼마만큼 '실질적인' 규제조치가 이어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단 한국에 가해진 일본의 수출규제 해소를 위한 양국간 협의에 의미를 두지만, 구체적인 규제해제 개별허가조치 품목의 범위, 대상, 수준 등을 놓고 언제든지 한·일 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진행될 한·일 간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납득할 만한 수준까지 일본의 규제해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소미아 연장 종료카드는 언제든지 다시 꺼낼 수 있다.

또한 우리 정부가 3개 품목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정지키로 했지만, 양국 간 수출규제 해제 조치 수준 등에서 일치된 합의를 보지 못하거나, 우리 정부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판단시 WTO 제소 절차를 다시 부활시킬 수도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다시말해 앞으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해제 정도나 추이, 동향 등을 봐가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경우 언제든지 지소미아 종료 카드나 '일시 중지'한 WTO 제소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이지) 완전한 (종료) 철회가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도 이해를 표명했다"고 전해 양국 간 비상상황 발생시 페널티 부과에 어느 정도 공감을 이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장 일본 정부가 조건부 연장 발표이후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는 '별도의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향후 양국 간 대화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기존 불화수소·플루오린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등 3개 반도체 소재 품목에 대한 개별심사와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조건부 연장으로 인해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낳으면서 양국 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거리다.

현재 미국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증액을 요구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합리적' '공평한' 수준에서 최소한의 증액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으로 앞으로 방위비 협상장 분위기는 조금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만약 지소미아를 그대로 종료했다면 방위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소 통일전략연구센터장은 "(이번 연장 결정으로 미국이) 당장 이런(50억달러 증액요구) 기조를 철회하기는 어렵겠지만 협상 분위기는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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