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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휘말리고, 담보 잡히고…흔들리는 '손정의 비전'
한국경제 | 2020-04-10 19:19:04
[ 정영효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계속되는 투자 실패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본인이 투자한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로부터 소송을 당한 데
이어 소프트뱅크그룹 주식이 폭락하는 바람에 보유 주식의 60%를 대출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손 회장이 40억달러(약 4조8420억원)에
달하는 개인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소프트뱅크그룹 주식 570만 주를 크
레디트스위스(CS), 다이와증권, 노무라증권, 미즈호파이낸셜 등 금융회사들에
담보로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출담보로 제공되는 손 회장의 보유주식은
지난해 6월 2230만 주에서 2800만 주로 늘어난다. 손 회장이 보유한 소프트뱅크
그룹 전체 주식(4620만 주·지분율 22.1%)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손 회
장은 비전펀드2호에 출자하기 위해 개인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
는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각각 281억달러와
450억달러를 출자해 1000억달러 규모로 설립한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이다
. 지난해 비전펀드2호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손 회장은 50억달러를 개인적으
로 출자하기로 했는데 이 중 40억달러를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


○비전펀드의 ‘투자 실패’

손 회장의 담보 주식이 늘어난 건 소프트뱅크그룹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추가
증거금 납부 요청(마진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지
난 2월 21일 5665엔(약 6만3000원)까지 올랐던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지난달
19일 4년 만의 최저치인 2687엔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이 5조6000억엔(약 61조
3300억원) 수준으로 반토막 나면서 손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도 1조2000억엔까지
떨어졌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달 23일 4조5000억엔(약 5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뒤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62% 반등했다. 마진콜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연이은 투자 실패로 인한 주가 급락이 손 회장의 경영권마저 위협할 뻔했다.

주가를 떨어뜨린 직접적인 원인은 비전펀드의 투자 실패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실적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인 비전펀드와 이동통신, 정보기술(IT), 반도체
설계 사업부문 등으로 구성된다. 2018년 말 비전펀드가 8088억엔의 영업이익을
냈을 때만 해도 소프트뱅크그룹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작년 말 비전펀드가
7978억엔의 적자를 내면서 상황이 변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19회계연도 2분
기(7~9월) 7001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버클리대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
아온 손 회장이 1981년 9월 회사를 세운 이래 최악의 실적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공유산업 휘청

공유 사무실 서비스 기업인 위워크 투자 실패가 대표적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위워크에 지금까지 6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작년 말 손실 규모가 36억2100만달
러에 달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직격탄이 됐
다. 손 회장은 지난 7일 추가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워크로부
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나머지 투자 실적도 시원치 않다. 글로벌 차량공유업
체 우버와 클라우드 메신저 플랫폼인 슬랙은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되는 알리바바에서도 손을 털기로 했다. 올 들어 알
리바바 주가가 20% 이상 빠지면서 40조원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도 비전펀드에 큰 타격을 안기고 있다. 투자기업들의 상장이 잇따
라 미뤄지면서 돈줄이 막힌 탓이다. 지금까지 비전펀드가 투자한 업체 가운데
8곳만 상장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2020년 10개사가 추가로 상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손 회장도 지난 2월 12일 실적발표에서는 “몇
개 수준을 예상한다”고 물러서며 시장 상황을 인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비전펀드 투자 대상의 40%가 중국에 집중돼 있
어 코로나19 사태와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부채 규모 역시 2018년 3월 말 24조9074억엔에서
작년 말 30조2150억엔으로 6조엔 가까이 늘었다.

○손 회장 투자방식도 도마에 올라

전 세계 벤처캐피털 운영자산(약 8030억달러)의 26%를 주무르는 비전펀드가 휘
청대자 철저히 감각에 의존하고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관련 기업을 싹쓸이해
온 손 회장의 투자방식도 비판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은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지난 2월 실적발표회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맡은 그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사업과 경영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손 회장
은 “투자업계에서 10승 무패식의 성과는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비전펀드는 손익 면에서 3승 1패”라고 강조했다. 비전펀드
가 투자한 22개사가 6000억엔의 평가손실을 냈지만 37개사가 합계 1조8000억엔
의 평가이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투자 실패가 거듭되고 있어도 소프트뱅크그룹은 여전히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
고 있다. 보유 현금만 1조엔이고 비전펀드 1, 2호의 운영자금도 20조엔(약 212
조원)에 달한다. 작년 말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조7591억엔 줄었지만
전체적인 현금흐름은 3조8585억엔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엔 이상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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