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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이행…경제·금융 '빗장' 풀렸다
머니투데이 | 2016-01-17 08:04:18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종합)IAEA, 이란 핵합의 이행 확인 국제 제재 해제…중동 정세 격변 예고]

이란이 핵개발 의혹에 따른 경제·금융 제재에서 마침내 벗어나 국제사회에 복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동 지역을 둘러싼 정치·경제 지형에 격변이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EU,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등이 각각 이란에 부과해온 원유 무역 및 금융거래 제한 등의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란 핵 합의의 제재 해제 조항이 발효됐다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등을 대폭 감축하는 등 지난해 7월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함께 도출한 핵협상 합의안을 이행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핵 합의 포괄적 행동계획(JCPOA)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는 수준까지 핵 개발 규모를 축소하고 IAEA가 사찰을 통해 이를 검증하면 미국, 유럽, 유엔 안보리 등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도록 했다.

이로써 이란은 수백억달러의 동결자금을 되찾고 원유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대이란 제재 해제는 중동 정세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이 자국이 주도한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중동지역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이란의 부상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국의 중동 지역 동맹국에 외교·안보 측면에서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그래도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이슬람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를 대표해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대리전을 치르며 대치 중이다. 사우디는 최근 이란과 국교단절을 선언하기도 했다.

국제 원유시장에서는 이란의 복귀가 유가 급락세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란은 2012년부터 중국, 한국,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금지됐던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이란 석유부 관리들은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량을 몇주 안에 하루 50만배럴, 연말에는 하루 100만배럴까지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왔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원유시장에는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시점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이란 제재 해제가 국제유가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 관리들은 자국의 원유 수출 확대가 국제유가 급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거론하며 원유 수출 대금을 물품으로 받거나 외국 정유사에 투자해 거래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 기업들은 이란 시장의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란은 인구가 8000만명으로 비교적 젊고 교육 수준이 높다. 석유·천연가스 매장량도 상당하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오랜 기간 고립돼 있던 터라 투자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아바스 아크하운디 이란 교통부 장관은 이날 제재 해제 발표를 앞두고 제재가 해제되면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114대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모든 제재에서 완전히 풀려난 것은 아니다. 이번에 해제된 건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경제 및 금융 제재로 무기금수 제재와 탄도미사일 제재 등은 아직 유효하다. 또한 미국은 별도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회사를 포함해 이란 경제 전반에 대해 반인권, 반테러 제재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도 여전히 금지한다.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미국이 추가 제재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이번 핵 합의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그동안 이란을 둘러싼 거래와 관련해 자국의 제재를 위반한 글로벌 은행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한 터라 미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신속하게 이란 투자를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 따로 회사를 차려 이란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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