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친환경 원단으로 만든 '발수' 다운패딩
한국경제 | 2018-12-23 17: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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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성미 기자 ] 최근 몇 년간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아웃도어 제품이 인기
를 끌고 있다.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 특징 중 하나는 ‘발수&
rsquo;(원단 위에 얇은 막을 코팅해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튕겨주는 기능)다
. 비나 눈이 와도 겉감과 안감이 물에 젖지 않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 준다
는 것이다. 이 같은 발수 기능을 내기 위해 제조사들은 과불화화합물(PFCs)이라
는 인공화학 물질을 사용한다. 물과 기름에 저항하는 특성 때문에 아웃도어 의
류의 표면 처리제뿐 아니라 프라이팬 코팅제 등으로도 쓰인다.
문제는 PFCs가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암, 내분비계 교란, 생식기능 저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19년간 패션업계 대기업에서 일해
온 남명헌 기쁨앤드 대표는 전 직장에서 발수 패딩을 기획하다가 우연히 PFCs의
위해성을 알게 됐다. 그가 퇴사한 뒤 PFCs를 사용하지 않은 ‘비불소계(
PFC FREE) 패딩’인 ‘미라클리얼다운’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
다.
위해물질 없는 친환경 패딩
기쁨앤드는 100% 친환경 원단으로만 발수 다운패딩을 제조하는 업체다. 가장 큰
특징은 PFCs를 쓰지 않고도 비와 눈을 막는 발수 기능을 탑재한 패딩이라는 점
이다. 남 대표는 “식료품이나 화장품업계에서는 ‘친환경’이
대세 키워드로 자리 잡았지만 기능성 의류업계는 아직 그렇지 않다”며
“곧 의류시장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PFCs에 대한 경각심이 커 2016년부터 비불
소계 친환경 패딩 제품이 꽤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디다스가 올해
봄·여름용으로 내놓은 제품은 100% 비불소계”라고 설명했다. 고
어텍스로 유명한 미국 고어사는 2023년 말까지 모든 원단에 PFCs를 사용하지 않
겠다고 발표했다.
기쁨앤드의 ‘미라클리얼다운’은 PFCs를 쓰지 않고도 발수 효과를
내기 위해 비불소계 발수제인 ‘C0’을 사용했다. 남 대표는 &ldquo
;경량 패딩에 맞는 얇은 비불소계 원단을 개발했다”며 “오염물질을
튕겨내는 한편 내부 열기나 땀을 실시간으로 배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고 밝혔다.
세탁에도 끄떡없는 발수력
일반 패딩은 세탁을 할수록 보온력이 떨어진다. 겉 원단이 해져 물이 스며들면
털의 숨이 죽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미라클리얼다운은 오히려 PFCs 처
리를 한 패딩보다 발수력이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험 결
과 PFCs를 사용한 D사 패딩을 20회 세탁하면 발수력은 새 제품의 70%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미라클리얼다운의 발수력은 평균 93.3%로 나타났다”고 말했
다. 그는 “발수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친환경 발수제를 혼합해 원단을 개
발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2016년 10월 창업한 이후 누적 매출 3억3000만원을 올렸다. 지금까지
는 LF 등과의 기업 간 거래(B2B) 납품에 주력했지만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
C)에 나서겠다는 게 남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에
입점하는 한편 침낭이나 침구 제품에도 독자 개발한 친환경 발수 원단을 적용
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복을 타깃으로 해 조달청 납품도
준비 중이다. 그는 “의류 브랜드 중 처음으로 ‘2018 올해의 녹색
상품’에도 선정됐다”며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지향
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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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끌고 있다.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 특징 중 하나는 ‘발수&
rsquo;(원단 위에 얇은 막을 코팅해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튕겨주는 기능)다
. 비나 눈이 와도 겉감과 안감이 물에 젖지 않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 준다
는 것이다. 이 같은 발수 기능을 내기 위해 제조사들은 과불화화합물(PFCs)이라
는 인공화학 물질을 사용한다. 물과 기름에 저항하는 특성 때문에 아웃도어 의
류의 표면 처리제뿐 아니라 프라이팬 코팅제 등으로도 쓰인다.
문제는 PFCs가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암, 내분비계 교란, 생식기능 저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19년간 패션업계 대기업에서 일해
온 남명헌 기쁨앤드 대표는 전 직장에서 발수 패딩을 기획하다가 우연히 PFCs의
위해성을 알게 됐다. 그가 퇴사한 뒤 PFCs를 사용하지 않은 ‘비불소계(
PFC FREE) 패딩’인 ‘미라클리얼다운’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
다.
위해물질 없는 친환경 패딩
기쁨앤드는 100% 친환경 원단으로만 발수 다운패딩을 제조하는 업체다. 가장 큰
특징은 PFCs를 쓰지 않고도 비와 눈을 막는 발수 기능을 탑재한 패딩이라는 점
이다. 남 대표는 “식료품이나 화장품업계에서는 ‘친환경’이
대세 키워드로 자리 잡았지만 기능성 의류업계는 아직 그렇지 않다”며
“곧 의류시장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PFCs에 대한 경각심이 커 2016년부터 비불
소계 친환경 패딩 제품이 꽤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디다스가 올해
봄·여름용으로 내놓은 제품은 100% 비불소계”라고 설명했다. 고
어텍스로 유명한 미국 고어사는 2023년 말까지 모든 원단에 PFCs를 사용하지 않
겠다고 발표했다.
기쁨앤드의 ‘미라클리얼다운’은 PFCs를 쓰지 않고도 발수 효과를
내기 위해 비불소계 발수제인 ‘C0’을 사용했다. 남 대표는 &ldquo
;경량 패딩에 맞는 얇은 비불소계 원단을 개발했다”며 “오염물질을
튕겨내는 한편 내부 열기나 땀을 실시간으로 배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고 밝혔다.
세탁에도 끄떡없는 발수력
일반 패딩은 세탁을 할수록 보온력이 떨어진다. 겉 원단이 해져 물이 스며들면
털의 숨이 죽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미라클리얼다운은 오히려 PFCs 처
리를 한 패딩보다 발수력이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험 결
과 PFCs를 사용한 D사 패딩을 20회 세탁하면 발수력은 새 제품의 70%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미라클리얼다운의 발수력은 평균 93.3%로 나타났다”고 말했
다. 그는 “발수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친환경 발수제를 혼합해 원단을 개
발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2016년 10월 창업한 이후 누적 매출 3억3000만원을 올렸다. 지금까지
는 LF 등과의 기업 간 거래(B2B) 납품에 주력했지만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
C)에 나서겠다는 게 남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에
입점하는 한편 침낭이나 침구 제품에도 독자 개발한 친환경 발수 원단을 적용
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복을 타깃으로 해 조달청 납품도
준비 중이다. 그는 “의류 브랜드 중 처음으로 ‘2018 올해의 녹색
상품’에도 선정됐다”며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지향
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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