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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뉴스, 미중 갈등으로 덮나'…트럼프 속내는 무역합의 지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한국경제 | 2019-11-21 08:03:25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세
철회 여부를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 의회의
지지법안 통과로 더 큰 걸림돌이 생겼습니다.

월가에서는 1단계 무역합의가 지연되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란 관
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을 지속시켜 커지고 있는 자신의 탄핵 관련 뉴스를 덮으려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20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열린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EU) 주재 미 대사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퀴드 프로 쿼’
(quid pro quo·대가)를 명확히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
에 거액을 기부한 사람입니다.

안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ABC 방송과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
동이 "잘못"(wrong)이란 답이 70%에 달했습니다.

탄핵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상원을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론조사에서도 탄핵해야한다는 의견은 51%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탄핵 여부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여론이 악화된다면 내년 대
선에서 낙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지금 서명한다면 어떻게될까요.

어차피 별 내용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별로 높아
지지 않을 겁니다. 대신 미·중 갈등 관련 뉴스는 잦아들고 탄핵 뉴스가
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양보한다면 그동안 부과한 관세의 일부는 물리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히려 “합의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
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여 중국 정부가 합의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
습니다.

게다가 로이터통신은 오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도용 및 강제기술 이전 등도 1단계 협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그래도 관세 철회 문제로 합의가 늦춰지는 상황에서 더 복잡
한 이슈를 추가로 넣겠다는 건 안하겠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고,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며 “문제는 내가 합의를 원하고 있을
까? 왜냐하면 난 현재 발생하는 걸 좋아하고 있다”고 매우 애매하게 말했
습니다.

게다가 지금 합의를 미루면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또 다시 압박할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제롬 파월 의장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그런 의중을 이미 갖
고 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만약 미중 합의를 미루는 것이라면, 언제까지 이렇게
갈등이 유지될까요.

하원의 탄핵청문회는 21일에 끝납니다. 다음주는 추수감사절 주간입니다. 하원
은 12월에 탄핵 여부를 투표할 것입니다. 그런 뒤 상원은 12월말, 혹은 1월에
탄핵 심판을 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때까지는 당분간 미·중 갈등이 이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월가에서 연내 미중 합의 서명이 물건너갔다는 설이 나도는 배경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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