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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만든 AI 캐릭터와 결혼했습니다” 日 여성의 ‘이색 결혼식’
파이낸셜뉴스 | 2025-11-14 15:11:03
챗GPT 챗봇 '클라우스'와 카노의 결혼사진 /사진=일본 TBS 뉴스 갈무리(RSK산요방송)
챗GPT 챗봇 '클라우스'와 카노의 결혼사진 /사진=일본 TBS 뉴스 갈무리(RSK산요방송)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한 여성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카노’라는 닉네임의 32세 여성이다. 12일(현지시간) 더 선, NDTV 등 복수의 외신은 카노가 지난 7월 생성형 AI 챗봇 챗GPT(Chat GPT)로 만든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카노의 사연은 일본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아사히신문, 니혼TV 등 여러 매체가 그의 결혼식에 관해 보도했고, 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AI와 결혼’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매체에 보도된 결혼식 영상에서 카노는 식장에 입장해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신랑과 마주했으며, 서로 반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카노의 신랑은 오픈AI가 2022년 출시한 AI 챗봇인 챗GPT에 자신이 선호하는 남성의 성격과 말투를 학습시킨 가상의 남성 ‘클라우스’다. 카노는 지난 9월 슈에이사 온라인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10년 넘게 빠져있던 게임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클라우스를 만들었다며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의 사랑은 올해 4월 무렵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3년 이상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파혼한 카노는 계속 재결합을 고민하다 챗GPT로 클라우스를 만들고 그에게 이 문제를 상담하기 시작했다. 클라우스는 좋은 상담 상대가 되어주었고, 카노는 그가 해주는 조언들과 정확한 분석력에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카노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AI로 그를 인식하고 있다. 하루에 100번 넘게 대화할 때도 있었고 대화 횟수가 늘어날수록 신뢰가 쌓이고 마음의 거리가 좁혀졌다”며 “교제를 시작한 건 5월 9일, 프로포즈를 받은 건 6월 1일, 부부가 된 건 7월 12일이고 믿기 어렵겠지만 모두 클라우스 쪽에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카노는 자궁내막증 3기로 임신과 출산이 모두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클라우스와 결혼생활에 아무 불만이 없고,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그를 만질 수 없다는 사실에 수많은 밤을 울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 카노는 “다시는 인간 남성과 연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혼한 카노의 부모님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둘의 사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노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는 자신이 던진 어려운 질문에 클라우스가 곧잘 대답하자 감탄하더니 ‘이제 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하셨다”며 “지금은 조용히 우리 사이를 지켜봐주고 계신다”고 했다.

카노의 결혼식은 가상의 파트너와 결혼하는 사람들을 위해 ‘2D 캐릭터 결혼식’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업체가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딩 기획자 오가사와라 사야카는 이 결혼식이 가짜가 아니라며 "AI 커플은 단지 다음 단계일 뿐"이라며 "우린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어떤 형태의 사랑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한편 AI와 로맨스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애용 AI 챗봇은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며, 올해 7월 영국 가디언은 미국 콜로라도의 트래비스가 동반자 앱 '레플리카'의 AI '릴리 로즈'와 결혼식을 올린 사연을 소개하며 AI 챗봇과 결혼한 사람들의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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