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없었다면 연준 기준 금리는 진작에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만 일으키지 않았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진작에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인신공격까지 해가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가운데 이런 발언이 나왔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더 내렸겠느냐는 질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은 “실제로 우리(연준)는 관세 규모를 보고 (금리를) 동결했다”면서 “실질적으로 미국의 모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이 관세 여파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1.0% p 인하한 뒤 올해에는 트럼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4.25~4.5%로 동결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이른바 점 도표에서는 연내 2회 금리 인하가 예상됐지만 파월은 지금 기조가 타당하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동결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트럼프가 지명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파월은 이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그는 7월 금리인하는 성급한 전망이냐는 질문에 “정말로 답하기 어렵다”면서 “데이터에 좌우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파월은 FOMC 회의를 할 때마다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는 29~30일 FOMC에서 연준이 0.25% p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76%가 넘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파월은 트럼프가 조기에 후임 의장을 지명해 그림자 연준을 만들어 그를 무력화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트럼프는 파월이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끔찍하다”면서 파월은 “매우 평균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파월은 아울러 내년 5월에 의장 임기가 끝나면 계속해서 이사로 남아있겠느냐는 질문에 “오늘 당장은 할 말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내년에 끝나도 2028년 1월까지 이사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