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급습'…존폐 위기에 몰린 프랑스 와인산업
한국경제 | 2025-12-15 16:01:52
한국경제 | 2025-12-15 16:01:52
[ 김동현 기자 ] 기후 변화가 수 년간 계속되면서 프랑스 와인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 여기에 미국 및 중국의 관세부과, MZ소비자의 취향 변화까지 맞물
리면서 프랑스 3대 산업 중 하나인 와인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당국은 포도 농지를 솎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과감한 ‘구조
조정’에 나섰다.◇“MZ세대, 와인보다 맥주”
12일(현지시간)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 와인 생산량은 약 36
00만 hl(1hl=100L)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와인 역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됐던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의 생
산 규모다. 프랑스 최대 와인 재배 지역인 보르도 지역의 수천 개의 포도주 농
장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최근 5년 연속으로 폭염
·가뭄이 겹치면서 프랑스 와인 산업이 사실상 시들고 있다”고 진
단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프랑스 와인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인용 포도는 온도·습도 등 기후 조건에 따라 성분이 변할 정
도로 예민하다. 프랑스 INRAE(농림축산식품환경연구소)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이탈리아, 프랑스 등 기존 유명 와인 생산지에서 더 이상 와인을 공수할 수 없
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와인의 소비 수요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유럽 와
인에 대한 15%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수입 와인의 수요를 축소시켰다. 주류 데이
터 분석업체인 IWSR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와인(2024년 기준)은 2019년보
다 3% 감소했으며, 2029년까지 4%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IWSR은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 거품으로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관세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중국 수출 물량도 줄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인의
대중국 수출량은 2017년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보르도 ‘그랑크뤼&rsqu
o;급 와인의 대중국 수출량은 10년 만에 최저치(2024년 기준)를 기록했다. 가디
언은 “중국은 지난 7월 이후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코냑·브
랜디 등 와인 기반 증류주에 32.2%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프
랑스 와인업계는 중국 수요 둔화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위협까
지 겹치며 2개의 핵심 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
다.
젊은 소비자들의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변한 것도 또다른 문제다.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와인 소비량은 지난 60년 사이 70% 줄었다. 1960년대에 1인
당 연간 평균 120L의 와인을 마셨으나 최근엔 약 40L 수준이다. 대형 마트의 레
드 와인 판매량도 지난 3년 새 15% 감소했다. 프랑스앵포는 “젊은 층은
와인보다 맥주를, 와인을 마시더라도 레드보다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재고 와인, 바이오연료 가능성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포도 농가 정리에 나선 상태다. 정부는 포도 농가들이
포도나무를 뽑는데 ha당 최대 4000유로(약 586만원)의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로 하고 전체 예산을 1억2000만 유로로 책정했다. 보조금은 2024~2029년 포도
재배 허가를 포기하거나 신규 신청을 포기한 농가에 지급된다. 르몽드는 &ldqu
o;코르비에르 등 프랑스 남부 산지에서 이미 전국 2만7000ha 농지가 보상금을
받았고, 앞으로 3만5000ha 농지에서 추가 뽑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
했다.
보조금은 팔리지 않은 와인을 증류해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
다. 프랑스 포도재배 농가들은 포르투갈이 작년에 혜택을 받았던 ‘농업위
기 예비금’을 받아 이같은 증류 프로그램 자금으로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
다. 당시 포르투갈은 재고 와인이 급격히 늘어나자 유럽위원회로부터 1500만유
로의 예비금을 받았고, 와인을 증류해 소독제 및 에너지(바이오연료) 등 비(非
)음용 알콜로 변환시켰다.
다만 프랑스에서 와인산업은 높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포기하기는 어
려운 실정이다. 프랑스 와인산업은 연 92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항공
우주 및 명품 산업과 함께 ‘3대 산업’으로 꼽힌다. 프랑스에서 직
간접적으로 44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EU투데이는 “포도 농
가들은 문화유산이 사라져 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재배자,
상인, 유통업자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rdquo
;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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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고 있다. 여기에 미국 및 중국의 관세부과, MZ소비자의 취향 변화까지 맞물
리면서 프랑스 3대 산업 중 하나인 와인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당국은 포도 농지를 솎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과감한 ‘구조
조정’에 나섰다.◇“MZ세대, 와인보다 맥주”
12일(현지시간)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 와인 생산량은 약 36
00만 hl(1hl=100L)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와인 역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됐던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의 생
산 규모다. 프랑스 최대 와인 재배 지역인 보르도 지역의 수천 개의 포도주 농
장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최근 5년 연속으로 폭염
·가뭄이 겹치면서 프랑스 와인 산업이 사실상 시들고 있다”고 진
단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프랑스 와인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인용 포도는 온도·습도 등 기후 조건에 따라 성분이 변할 정
도로 예민하다. 프랑스 INRAE(농림축산식품환경연구소)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이탈리아, 프랑스 등 기존 유명 와인 생산지에서 더 이상 와인을 공수할 수 없
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와인의 소비 수요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유럽 와
인에 대한 15%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수입 와인의 수요를 축소시켰다. 주류 데이
터 분석업체인 IWSR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와인(2024년 기준)은 2019년보
다 3% 감소했으며, 2029년까지 4%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IWSR은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 거품으로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관세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중국 수출 물량도 줄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인의
대중국 수출량은 2017년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보르도 ‘그랑크뤼&rsqu
o;급 와인의 대중국 수출량은 10년 만에 최저치(2024년 기준)를 기록했다. 가디
언은 “중국은 지난 7월 이후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코냑·브
랜디 등 와인 기반 증류주에 32.2%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프
랑스 와인업계는 중국 수요 둔화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위협까
지 겹치며 2개의 핵심 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
다.
젊은 소비자들의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변한 것도 또다른 문제다.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와인 소비량은 지난 60년 사이 70% 줄었다. 1960년대에 1인
당 연간 평균 120L의 와인을 마셨으나 최근엔 약 40L 수준이다. 대형 마트의 레
드 와인 판매량도 지난 3년 새 15% 감소했다. 프랑스앵포는 “젊은 층은
와인보다 맥주를, 와인을 마시더라도 레드보다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재고 와인, 바이오연료 가능성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포도 농가 정리에 나선 상태다. 정부는 포도 농가들이
포도나무를 뽑는데 ha당 최대 4000유로(약 586만원)의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로 하고 전체 예산을 1억2000만 유로로 책정했다. 보조금은 2024~2029년 포도
재배 허가를 포기하거나 신규 신청을 포기한 농가에 지급된다. 르몽드는 &ldqu
o;코르비에르 등 프랑스 남부 산지에서 이미 전국 2만7000ha 농지가 보상금을
받았고, 앞으로 3만5000ha 농지에서 추가 뽑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
했다.
보조금은 팔리지 않은 와인을 증류해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
다. 프랑스 포도재배 농가들은 포르투갈이 작년에 혜택을 받았던 ‘농업위
기 예비금’을 받아 이같은 증류 프로그램 자금으로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
다. 당시 포르투갈은 재고 와인이 급격히 늘어나자 유럽위원회로부터 1500만유
로의 예비금을 받았고, 와인을 증류해 소독제 및 에너지(바이오연료) 등 비(非
)음용 알콜로 변환시켰다.
다만 프랑스에서 와인산업은 높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포기하기는 어
려운 실정이다. 프랑스 와인산업은 연 92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항공
우주 및 명품 산업과 함께 ‘3대 산업’으로 꼽힌다. 프랑스에서 직
간접적으로 44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EU투데이는 “포도 농
가들은 문화유산이 사라져 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재배자,
상인, 유통업자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rdquo
;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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