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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휴가"보다 값진 미래, 제대군인 취·창업 박람회
프라임경제 | 2025-10-01 16:27:54
[프라임경제] 지난달 30일 국가보훈부가 주최 '2025 제대군인 취·창업 박람회' 현장인 서울 aT센터를 방문했다. 기업 부스와 상담 일지, 장병을 맞이하기 위한 선물까지 준비된 모습은 분명 "행사를 정성껏 준비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행사장을 채운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상담을 위해 줄을 선 장병들 가운데 상당수는 전역을 앞둔 상병·병장이었다. 일부는 휴가를 이용해 정장을 차려 입고 진지하게 취직을 위한 진로 상담에 임했다. 반면 많은 이들에게선 '진로 준비'보다는 '휴가'라는 동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만난 한 병사는 "아직 대학 졸업도 못했다"라며 "부대에서 휴가를 준다는 말에 박람회를 참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간절함보다는 지루함이 나타났다.

기업 부스의 분위기도 엇갈렸다. 일부 기업은 상담자를 거의 만나지 못해 "회사에 보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은 이미 채용이 마무리돼 실질적인 채용 계획이 없었다.

물론 이번 행사가 당장 취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현역 장병을 위해 성심껏 준비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무안함을 느낄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장병과 기업 모두에게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뚜렷했다.

그렇다고 모든 장면이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였다. 국가보훈부 제대군인 정책홍보관에서는 상담사가 1시간 넘게 장병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건넸다. 보훈부는 △창업 워크숍 △상담 △자기소개서 코칭 등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왔다. 제대군인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노력은 꾸준하다.

문제는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다. 제대군인을 위한 기회는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 또한 책임감·성실성을 갖춘 '제대군인'을 선호하는 인재로 꼽는다.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없다. 군은 국가를 지키는 자리이지만, 전역 이후의 삶은 또 다른 사회 전투다. '휴가로 얻은 하루'가 아닌 '진로를 위한 하루'로 바꿔야만 공백 없는 사회 진출이 가능하다.

"미래는 준비한 사람의 것"이라는 말은 군에서도 다르지 않다. 박람회가 끝났지만, 이번 경험이 장병들에게 휴가로 채운 하루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첫걸음으로 남길 바란다.



김우람 기자 kwr@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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