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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피플] 김광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부산의 미래, 길·숲·AI에 있다"
프라임경제 | 2025-10-31 10:54:13
[프라임경제] "길을 열고, 숲을 잇고, AI로 도약."

도시를 설계하던 손끝이, 이제 시민의 눈으로 부산을 다시 그리고 있다. 김광회 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前 경제부시장)은 시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실무형 관료 출신이다. 30년의 공직을 마치고 지난 8월, 민간 싱크탱크 '미래도시연구소'를 설립했다.

공직의 무게를 내려놓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부산의 구조적 병목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머물러 있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통찰은 날카롭고, 제안은 구체적이다. 연구자의 시각으로 도시의 구조를 진단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전략을 이야기한다.

"부산의 문제는 결국 길이다"

김 전 부시장은 부산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를 '이동의 제약'을 꼽는다. 그는 "부산의 폭은 40km지만 해안선은 400km에 달한다. 산이 도시를 막고, 도시는 산을 피해 돌아간다"며 "결국 부산의 병목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그 해결책으로 '부산형 대심도(大深道) 교통체계'를 제시했다. 사상에서 해운대, 번영로에서 중앙로를 잇는 직선형 지하 교통망을 새로 구축하면 도시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닌 부산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가 추진했던 수소 기반 급행철도 'BuTX(Busan Urban Transit Express)'도 같은 맥락이다.

김 전 부시장은 "Bu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항만·공항·KTX를 연결해 부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초연결 인프라"라며, "일본 후쿠오카가 신칸센 하나로 도시 구조를 바꿨듯, 도시의 시간을 줄이는 건 결국 시민의 경제활동을 확장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녹지는 먼 산이 아니라 집앞 5분 거리에...복지정책, 사용자 중심 개편

김 전 부시장은 부산이 세계 5위 수준의 임목축적량을 자랑하지만, 정작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는 "숲은 멀리 있는 산이 아니라 집 앞 5분 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공원, 산책로, 수변공원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시민들이 제대로 녹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는 숲'보다 '닿는 숲'이 중요하다. 생활 속 녹지가 늘어나면 의료비는 줄고 세대 간 교류는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용자 중심적인 발상은 복지와도 연결된다. 그는 '치원(癡園, 치매 유치원)' 모델로 구체화한다. 공공이 틀을 만들고, 민간이 운영하며, 시민이 신뢰해야 비로소 복지가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는 제도가 아니라 구조 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고령화 도시 부산의 현실을 공간적 접근으로 풀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북극항로는 미래 100년 성장축이다"

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을 바다에서 찾는다. 그는 "해양이 곧 경제고, 북극항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며,"부산이 해운 중심의 도시를 넘어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해양기술 거점으로 도약해야한다 "고 단언한다.

과거 해양TF 단장을 맡아 '북극항로 대응 전략'을 총괄하며, 물류 중심의 항만 정책을 '해양기술 산업 중심 구조'로 바꿀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 이재명정부의 부산 비전 정책 기조와도 맞닿은 부분이다.

그는 "용당북항영도에 해양클러스트를 조성하면 부산은 해양수도로 거듭날 수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북극해양자원연구소'를 설립해 환경·자원·토목 등을 연구하는 통합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는 부산 도약의 마지막 기회"


김 전 부시장은 "AI는 그냥 기술이 아닌 도시의 엔진이다"며 "제조업 중심의 부산 산업 전반의 체질 변화를 가져다 줄 핵심 인프라다"고 정의했다.

공직 시절에 그래픽처리장치(GPU)서버를 갖춘 AI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기획했다. 그는 "서울에서 만든 기술을 부산이 소비만 해서는 안 된다"며 "AI는 부산이 다시 산업도시로 일어설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AI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개방해 누구나 연산 자원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AI 생태계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기술은 공유될 때 성장한다"며 "제조 중심을 넘어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의 답은 늘 현장에 있다"

"저는 참 행복한 공무원이었다." 그는 MB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청와대에 파견돼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담당했고, 박형준 부산시장으로부터 고시기수의 벽을 넘어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됐다.

그 결과 도시 구조를 새로 짠 △53사단 이전 △제2센텀 개발 △BuTX 수소열차 추진 △북항 재편 △디자인수도 프로젝트 등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었다.

김 전 부시장은 "53사단 이전은 단순한 부지 교환이 아니라 도시공간의 재편이었다"며 "센텀1이 IT산업의 출발점이었다면, 제2센텀은 AI·콘텐츠·스마트산업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박 시장님께서) 저를 신뢰하고 중책을 맡겨주신 덕분에 제 역량을 온전히 펼칠 수 있었다"며 인사권자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이젠 공직을 내려놓았지만, 그는 여전히 '미래의 부산'을 구상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다. 행정가로서 도시의 틀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시민의 시선으로 부산의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자로 걸음을 옮겼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김 전 부시장 상대로 인재 영입 논의가 조심스레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출마설에 대해 내내 말을 아꼈으나, 의지에 따라 정치무대에서 그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 김광회 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전 경제부시장)

-해운대초·중·고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졸
-일리노이주립대 석사 / 부산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제1회 지방고시 합격
-前 부산시 기획관·도시계획국장·균형발전실장·경제부시장·미래혁신부시장
-미래도시연구소 설립(2025년 8월)





서경수 기자 sk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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