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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타짜:벨제붑의 노래'의 도박죄
파이낸셜뉴스 | 2026-11-02 18:17:03


중세 유럽의 미신에 따르면 트럼프 카드의 4가지 문양(스페이드,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각각에 불길한 상징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스페이드는 카드 13장 모두에 악마의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영화 ‘타짜: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카드 도박을 소재로 스페이드 에이스에 붙은 ‘루시퍼’와 스페이드 2에 붙은 ‘벨제붑’을 주인공과 대비시키면서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죽음을 뜻하는 스페이드 카드를 통해 도박의 끝은 악마화, 죽음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장태영(변요한 분)과 박태영(노재원 분)은 일본인, 베트남인들과 같이 수백억의 판돈을 걸고, 심지어 목숨까지 걸면서 카드 도박을 합니다. 이를 통해서 도박죄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우승 상금을 받는 대회가 도박이 되지 않는 이유도 알아보겠습니다.



도박죄는 도박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도박이란 당사자가 서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하여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도박현장에 재물 등이 있을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재물 등의 액수도 확정되어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도박이 되기 위해서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득실이 우연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우연성은 당사자에게 주관적으로 불확실하면 족하고,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관적으로 불확실하면 과거, 현재, 장래 사실에 대해서도 우연성을 가지고 도박을 할 수 있습니다.

도박 당사자 모두에게 우연성이 있어야 도박죄가 성립합니다. 당사자 일방에게만 우연성이 있으면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기도박의 경우는 일방에게 우연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사기 도박자에게는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대방은 사기의 피해자로서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경기는 우연성이 아니라 당사자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나 기량의 숙련정도에 따라서 승부가 결정됩니다. 그렇지만 경기의 승패가 우연성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경기도 도박성이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내기 골프를 치는 것도 당연히 도박죄가 성립합니다.



내기 경기와 달리, 바둑, 골프, e스포츠 대회 등에서 우승하면 큰 상금을 받지만 우승자는 도박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대회는 참가비가 없거나 참가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비가 상금의 원금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또, 대회 상금 스폰서가 별도로 있거나, 경기에서 지더라도 참가자는 자신의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잃지 않으므로 도박관련 범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도박을 하더라도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일시오락 정도 여부는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에 건 재물의 가액, 도박에 가담한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정도, 도박으로 인한 이득의 용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해 판단합니다.

도박채무는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 현실일지 모르지만, 법적으로는 갚지 않아도 됩니다. 즉, 도박채무 부담행위나 도박채무 변제 약정은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법적으로는 도박 빚은 갚지 않아도 됩니다.

장태영이 최고의 카드가 들어왔음에도 배운대로 레이스를 하지 않는 영화 장면을 보면서, 손자병법의 지각진퇴(知覺進退) 진퇴유절(進退有節)라는 말을 생각해봅니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고 절도있게 이를 행하는 것은 도박에서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중요한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타짜: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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